'단일화 철회' 안철수, 윤석열에 정책 검증공세
'금리·재정확장' '디지털데이터' 집중질문
이 '국채 공방' 중에 "기축통화국 가능성"
대선후보들 첫 법정 방송토론
"재정은 확장해야 건전성도 확보를 해야 하는데 생각하시는 방법이 있는가."
"디지털데이터 경제라고 말(공약)했는데, 핵심이 뭐냐."
'단일화 제안' 철회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첫 법정 대선후보 방송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정책공세의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는 날선 신경전을 벌이면서 안 후보와는 거리조절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안, 윤 답변에 '고개 절레절레' =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기준금리 인상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딜레마에 대한 질문으로 압박에 들어갔다. 그는 "금리를 올리면서 동시에 확장 재정을 하게 되면 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돼 더 많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그런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데 왜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만 생겼다고 생각을 하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지금은 코로나 손실보상이라고 하는 국가가 의무를 지는 부분이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안 후보가 다시 "초점을 못 잡고 계신 것 같다"며 다시 물었지만 윤 후보는 "일반적인 해법은 없다"고 다시 넘어갔다. 이에 안 후보는 "아마 깊이 고민을 안 하신 것 같다"며 '코로나19 특별회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별회계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빚을 내지 않고도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데 추경은 국채를 발행해서 빚을 얻는 것"이라며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해서 재원마련을 하면 우리가 더 빚을 얻지 않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내세운 '디지털 데이터 경제' 공약에도 칼을 댔다.
이 공약의 핵심이 뭐냐는 질문에 윤 후보가 "5G라거나 데이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답하자 안 후보는 "말씀하신 부분은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또 "정부의 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윤 후보가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도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는 답변을 내놓자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국가 데이터 공개는 데이터산업과 인공지능의 근본이다. 정부에서 이런 것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으니 우리나라가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며 "(윤 후보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우려가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국가부채 해결 위해 기축통화국 만든다?" = 이 후보는 국채발행 규모 및 '기축통화국' 주장으로 다른 후보들의 공세를 받았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최근 국채 발행과 관련, '한 나라 안에서 오른쪽 주머니에 있는 돈이 왼쪽 주머니로 가는 것'이라고 비유한 데 대해 "국채를 얼마든 발행해도 된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가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반면 국가부채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국가 부담을 개인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언급하며 "공무원이 뇌물을 받아먹으면 국민 주머니에서 공무원 주머니로 가는 것이고, 성남시 대장동 주민 재산이 강제 수용당해서 약탈당했다 하면 이 주머니에서 김만배 주머니로 가는 게 뭔 대수냐 대한민국에 있는 돈인데, 그런 말씀 같다"고 하자 이 후보는 "제가 언제 얼마든지 발행해도 된다고 했나.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윤 후보가 다시 "국내총생산(GDP)의 몇 퍼센트를 발행해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거듭 묻자 이 후보는 "한 50~60% 넘어가면 비 기축통화국인 경우 좀 어렵다"면서도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가 "기축통화국과 비 기축통화국 차이를 아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당연히 아는데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정도로 경제가 튼튼하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비 기축통화국은 국채를 발행해도 외국에서 수요가 많지 않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며 "현재 우리가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게 문제고 재정 운용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놓고 장외에서도 공방이 오갔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토론 도중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공보단은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에 근접했다는 국내외 언론 보도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최배근 교수 인터뷰 발언 이외에는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전경련 보도자료 역시 이 후보나 민주당 선대위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후보는 먼저 이 후보를 향해 "문재인정부가 실패한 부동산 정책에 대안으로 이 후보가 낸 것이 공급 폭탄,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인데 이건 국민의힘에서 계속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낸 대안"이라며 "만약 이게 진짜 옳은 방향이라면 퇴행적 정권교체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 후보를 향해서는 "선관위에 낸 자료를 보니 시가 30억 정도 되는 집에 사는데 종부세 얼마 내느냐"며 "92만원이다. 30억 집에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이냐. 92만원 내고 폭탄 맞아서 집이 무너졌느냐"고 꼬집었다.
◆'김만배 녹취록' 공격에 "이재명 게이트" 역공 = 이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게이트' 의혹을 둘러싼 흠집내기 공세를 한층 강도높게 주고 받았다.
이 후보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통화 녹취록을 열거한 패널을 들고나와 일일이 읊으며 윤 후보를 도발했다.
이에 윤 후보는 "김만배와 정영학 회계사의 통화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측근이고 저는 (김씨를) 10년간 본 적도 없고, 정영학이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내용이 없지 않으냐"고 받아쳤다. 이어 "거기다가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역공을 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발끈하며 "녹취록 끝에 (김씨가)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했다는 것, 책임질 수 있느냐.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저도 언론에서 (보도가) 나와서 들었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내용 등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을 재차 거론하면서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해야 하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당연히 우리 후보님을 의심하지, 시장이 전부 했으니까"라고받아쳤다.
이어 "(녹취록은) 자기 편끼리 하는 얘기"라며 "그 사람들은 우리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다 살아나갈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