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투자시, 사실상 추적 불가능"
경찰, 투자시 주의 요구
현금이 아니라 암호화폐로 투자하도록 하는 경우는 암호화폐 설계상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를 빌미로 현금을 받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입금하도록 유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향후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새로운 암호화폐를 홍보하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암호화폐로 투자하면 원금 보장은 물론이고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방식이다. 이후 피해자들이 실제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일정 시간은 고수익을 돌려주면서 신규회원을 유치하다가 어느 순간 '먹튀'를 하는 식이다.
이더리움을 받아챙긴 후 제대로 배당금을 주지 않아 수백억원대의 사기 사건으로 기록된 '이더월렛'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더월렛 운영자인 신 모씨는 유튜브 등에서 '신선생'으로 활동하며 이더리움 입금시 원금보장은 물론 매월 10% 이상의 배당금 지급을 약속하며 투자를 부추겼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신씨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암호화폐 사건을 다수 수사한 서울경찰청의 한 수사관은 "암호화폐를 입금했는데 그게 사기였다고 하면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암호화폐라는 것 자체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추적이 안 되도록 설계가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찰이 사기사건에 연루된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회수해 화제를 모았던 '퓨어빗' 사건은 행운이 따랐던 케이스에 해당된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달 퓨어빗 사기 사건 피해자 250여명에게 암호화폐 30억원 상당을 피해액 비율에 맞춰 돌려줬다.
퓨어빗은 2018년 11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퓨어코인'에 거래소 상장에 앞서 투자하면 수익을 배당하겠다면서 또 다른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으로 투자금 40억원가량을 유치한 뒤 잠적했다.
알고 보니 퓨어코인이라는 암호화폐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경찰이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을 땐 피해액이 이미 현금화됐거나 다른 암호화폐로 분산돼 추적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더리움을 현금화하려면 암호화폐 거래소를 거쳐야 하는데 암호화폐 거래소에 흘러들어간 일부 피해액이 확인돼 회수한 경우"라면서 "경찰 추적을 피해 이미 전액 현금화에 성공했거나, 거래소 등에서 경찰에 협조하지 않는 등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막혔다면 사실상 피해액 환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코인 사기 지능화되는데 법률·제도는 제자리걸음] "사기범 통장에서 내 돈 빠져나가는데도 바라만 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