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장관' 에 공직사회 충성 경쟁?
법무부 손글씨 경품 이벤트 논란
한동훈 "개인 홍보 일체 금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취임사 손글씨 경품 행사를 두고 실세 장관에 대한 공무원들의 과잉 충성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해당 이벤트가 한 장관에게 사전보고되지 않고 진행됐다고 해명했는데 정계진출이 거론되는 한 장관에 대한 공직사회 줄서기가 시작됐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법무부는 페이스북 등 공식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법무부 손글씨 릴레이 이벤트'를 시작했다. '정의와 상식의 법치, 미래번영을 이끌 선진 법치행정'을 손글씨로 적어 이달 12일까지 법무부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 백화점 상품권과 제과점 상품권 등을 받을 수 있는 경품행사였다. 그런데 해당 손글씨 문구가 한 장관의 취임사 내용의 일부여서 법무부가 장관 개인의 홍보를 위해 국가 예산을 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법무부는 2일 이벤트를 중단하고 "과거 법무부에서도 유사한 행위가 수차례 있었고, 통상적인 홍보업무의 일환으로 장관에게 사전 보고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장관 개인의 홍보 기관이 아니냐는 지적은 전 법무부 장관 때도 있었던 일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2020년 3월 '포스트 코로나 대비 추미애가 앞장섭니다'라는 법무부 정책을 홍보하며 '법무부' 글자를 빼 추 전 장관 개인 홍보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20년 2월에는 법무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추 전 장관이 서울소년원에 방문해 소년범들에게 큰 절을 받으며 햄버거 쿠폰을 주는 영상을 촬영해 법무부 채널이 장관 개인의 채널이냐는 지적도 일었다.
그러나 장관 취임사를 손글씨로 쓰는 형식의 이벤트는 이례적으로 '당황스럽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3일 "법무부가 국민과 가까운 부서가 아닌만큼 국민과의 소통 측면에서 행사 자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취임사 문구를 이벤트에 활용하는 것은 법무부나 장관에게 불편한 여론이 조성될 수 있는 만큼 신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과거부터 해 오던 것일지라도, 장관 개인 홍보성으로 보일 수 있는 행사 등은 앞으로 일체 하지 말 것"을 법무부 실국본부에 지시한 상태다.
한 장관에 대한 과잉충성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한 장관이 취임직전 검찰 내부망에 올린 검사 사직 인사에 검사들은 최근까지 수백개의 응원댓글을 이어가기도 해 인사권자에 대한 '용비어천가'란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