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에 '2030 영끌족' 패닉

2022-06-21 00:00:01 게재

강력 긴축에 주식·가상화폐·부동산 '와르르'

'빚투' 후폭풍 … 하우스 푸어·깡통계좌 속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촉발한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가상화폐·부동산시장이 와르르 무너졌다.

'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 영끌족'은 자산시장 붕괴와 대출금리 폭등에 패닉 상태다. 무리해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이들은 집값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 위기에 처했다. 돈을 빌려 주식투자에 나선 경우엔 주가 폭락으로 반대매매가 잇따르며 깡통계좌가 속출하고 있다.

가상자산(코인) 시장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2030세대 투자자들이 국내 코인 투자에서 10조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지수는 1년 7개월 만에 24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을 돌파하며 1300원을 위협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석 달 반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변동성이 강한 암호화폐는 낙폭이 더 크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업비트 기준)은 2600만원으로 불과 일주일 전 3000만원이 붕괴된 이후에도 13%가량 하락했다. 지난 주말에는 2300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서울 아파트값도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매매가격은 0.02%, 전세가격은 0.01% 하락했다.

문제는 '빚투' 후폭풍이 거세다는 점이다. 금리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가계가 짊어지는 가운데 특히 '영끌' 투자에 나섰던 2030세대의 충격은 더 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평균 7%선까지가 오를 경우 깡통주택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깡통주택은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후 가격 하락으로 집을 팔더라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주택이다. 대출과 함께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엔 빚덩이 주택을 안은 채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돈을 빌려 주식을 샀다가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도 급증해, 이달에만 총 2223억원에 달한다. 자칫하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일명 '깡통 계좌'로 전락할 수 있다. 미국 주식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손실 또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30대 이하 투자자가 55%를 넘는 해외주식투자의 경우 미국 주식폭락과 환변동 리스크 등 이중고에 시달리며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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