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제약 넘어선 근무방식 빠르게 늘어

2022-12-07 11:25:06 게재

'코로나 대유행 이후 확산된 유연근무제' 분석

본지, 100개 기업 설문조사… 92개사 시행 중

기업들의 근무 문화가 바뀌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고정된 장소로 출근해 다같이 근무하던 형태에서 시공간 제약을 덜 받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유연근무제는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도입되기 시작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결과는 내일신문이 11월 24~29일 국내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00개 기업 중 현재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곳은 92개사에 달한다. 8개사만이 시행하고 있지 않다.

유연근무제 유형은 다양했으며, 대부분 기업들이 여러 방식을 병행해 적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탄력근무제+선택근무제+원격근무제 등을 함께 운영하는 형태다.

유연근무제 형태 중 원격근무제를 도입한 곳은 48개사(52.2%)다. 원격근무제는 재택근무형과 스마트워크근무형 등이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급격히 늘었다.

유연근무제 시행기간을 묻는 질문엔 '3~5년 됐다'는 응답이 52개사(5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2년' 16개사(17.4%)였다. '10년 이상' 된 기업은 LG이노텍 CJ온스타일 무역보험공사 생산성본부 에너지공단 표준협회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 등 8개사(8.7%)다.

유연근무제시행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장점을 묻는 질문엔 45개사(48.9%)가 '일과 가정의 양립 가능'을 꼽았다. 단점으로는 '협업활동 제한'이라는 응답이 42개사(45.7%)로 가장 많았다.

근로자들에게 유연근무제 신청을 언제 받는지 물어본 결과 매일과 월단위라는 응답이 각각 26개(28.3%)로 같았다. 즉 26개사는 근로자들이 매일 자신의 근무시간대를 정해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근무시간 유형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근로시간 8시간, 점심식사 1시간 포함)까지인 곳이 92개사 중 55개사로 59.8%를 차지했다.

주된 출퇴근시간은 그룹사별로 상이했다. LG그룹은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 현대차그룹은 오전 8시~오후 5시 30분이 많았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은 계열사별 특성에 따라 달랐다. 주로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7시까지 근무하는 기업은 4곳이었는데, 네이버 카카오 컬리 SK스토아 등 플랫폼 또는 유통물류 기업이었다. 초과 근무시 보상방법은 휴가와 금액 두 가지를 활용하는 기업이 44개사(47.8%)로 조사됐다.

유연근무제와 회사 경영실적의 연관성은 59개사(64.1%)가 '큰 상관없다'(보통)고 답했다. 긍정적 23개사(25.0%), 매우 긍정적 9개사(9.8%)였다.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KPC) 회장은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근무형태가 도입됐다"며 "이런 분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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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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