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 스타트업 투자 크게 줄어
FT "유니콘 100여개에서 31개로"
2021년 정점에 달했던 유럽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올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7일자에 따르면 2021년 유럽에서 100곳이 넘는 '유니콘기업'이 탄생했다. 10억달러 이상 가치를 인정 받는 스타트업을 뜻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니콘기업은 31개로 급락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17년 이래 최저수치다. 영국 벤처투자기업 '아토미코'는 "1만4000명 이상의 기술 노동자들이 해고됐다"고 추산했다.
벤처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은 높고 기준금리는 오르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FT는 "유럽이 키운 스포티파이(음원 스트리밍)와 레볼루트(핀테크), 킹(모바일게임) 등이 글로벌 기술기업이 된 이후, 유럽 스타트업들이 진정한 첫번째 시험대에 섰다"고 전했다.
아토미코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850억달러가 유럽 기술 스타트업들에 투자됐다. 이는 2019년이나 2020년의 2배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하반기 급격히 줄었다. 1억달러 넘는 자본을 유치한 투자라운드는 37번에 그쳤다. 반면 상반기엔 133번이었다.
영국 벤처투자기업 '포워드 파트너스'의 이사인 닉 브리즈번은 "20년 동안 이 업계에 있었다. 이례적이지만 현재 상황을 읽기 어렵다"며 "어떤 기업에 투자하려 해도 그 기업이 12~18개월 내 돈을 벌 수 있을지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브리즈번 이사의 말처럼 문제는 자금이 아니라 자신감이다. 아토미코는 유럽에서 투자의 목적으로 모금되었으나 실제 투자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미투자 자금이 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10억달러 이상 가치를 인정받은 기업공개(IPO)는 86건이었다. 올해엔 3건에 불과했다.
시장상황이 얼어붙자 스타트업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자금이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펀딩활동을 미루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현재 시점에서 펀딩을 추진한다면, 많아야 향후 12개월 매출의 10배 정도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40~50배를 인정 받았다.
유럽 최대 벤처기업인 인덱스 벤처스의 파트너 얀 해머는 "지난 2년의 시기는 일탈이었다"며 "광적인 시장은 사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