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CES 혁신상' 수상기업 축소 논란

2023-01-18 11:21:09 게재

116개를 111개로 줄여

창업·벤처 성과만 강조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 영)가 중소벤처기업의 'CES 2023' 실적을 축소 발표해 비난이 일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10일 "'CES 2023'에 참여한 국내 벤처·창업기업이 혁신상을 111개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국내기업은 CES 2023에서 총 134개 기업이 181개 제품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이중 벤처·창업기업이 82.8%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1개사가 수상했다.

국내 벤처·창업기업은 2019년만해도 7개사만이 혁신상을 받았다.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상기업(71개사)이 크게 늘더니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중기부는 CES 성과에 큰 의미를 뒀다. 중기부는 "국내 창업·벤처생태계가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으로도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중기부 발표는 실적을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벤처기업이 CES 2023에서 수상한 혁신상은 총 116개다. 5개를 제외하고 111개로 발표한 것이다.

이에 강신천 중기부 기술창업과장은 "혁신상 수상기업 116곳중 111곳이 창업·벤처기업이어서 의미가 커 별도로 집계했다"면서 "의도적으로 성과를 축소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중기부는 창업·벤처기업 기준을 벤처인증을 획득했거나 7년 이하로 정해 집계했다. 즉 업력이 7년 이상이거나 벤처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기업은 중소기업으로 구별했다. 즉 중기부는 창업·벤처기업의 글로벌 성과를 강조하려다 혁신상 수상 기업수를 축소한 셈이다.

중기업계에서는 비난이 이어졌다.

중소기업청에서 고위직을 지낸 중소기업 전문가 A씨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할 중기부가 오히려 좋은 결과를 축소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특히 굳이 중소기업과 창업·벤처기업을 구별해 집계한 것에서 중기부의 협소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가 창업·벤처기업의 글로벌화 정책성과를 내세우려다 중소기업을 의도적으로 제외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중소기업 전문가 B씨는 "윤석열정부의 중기부는 창업·벤처기업 정책에 경도돼 있다"면서 "정부 정책성과를 조명하려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기부 관계자도 "CES에서 창업·벤처기업이 거둔 혁신성과 의미는 매우 크고 중기부 입장에서 정책성과를 홍보하려는 건 당연하지만 집계과정에서 중소기업 분야를 제외한 건 오해받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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