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도시가스 요금인상 불가피"

2023-02-07 11:41:15 게재

가스공사 미수금 1분기 누적 14조원 예상 … 요금인상하되 취약계층 지원강화 필요

2월 중순 또 한차례의 '난방비 폭탄'이 예고됨에 따라 정부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2분기부터 도시가스요금 추가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국제 천연가스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해 2022년 4월까지 총 7번의 요금조정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인상된 국제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줄곧 동결(주택용·일반용)했다.

그 결과 가스공사는 해외에서 수입한 가격보다 국내에서 크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미수금이 급증했다. 결국 윤석열정부 당선이후 도시가스 요금을 2022년 4·5·7·10월에 걸쳐 인상했다. 그러나 여전히 원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시가스 요금에서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9.4%(주택용)~92.6%(산업용)에 이른다. 따라서 해외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원료비가 치솟는데, 국내요금이 동결되거나 억제되면 그 손실은 한국가스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으며 미래세대에게 전가된다.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가스 요금구조와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에 관한 논의' 보고서에서 "주목할 부분은 주택용과 일반용의 원료비가 산업용과 업무난방용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래프 참조)

천연가스를 도입할 때 용도별로 구분해 수입하는게 아니므로 원료비는 용도에 상관없이 동일하다.

그러나 주택용과 일반용 등 민수용의 경우 국제 천연가스가격 급등에도 민생안정 등을 이유로 원료비 연동제 적용을 지속적으로 유예했기 때문에 용도별 원료비 격차가 커졌다.

강 연구위원은 "2022년 12월 산업용과 업무난방용의 도시가스요금은 2년 전에 비해 각각 198.5%, 169.2% 인상된 반면 주택용과 일반용은 각각 38.4%, 39.5% 상승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산업용과 업무난방용은 도입단가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다.

2021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국제 천연가스가격은 2022년 (2021년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등했다. 2022년 12월말 기준 국내 도입가격은 2년전에 비해 250.1% 오른 MMBTU(열량단위)당 24.2달러 수준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 학장은 "작년 말까지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은 약 9조원이고, 올해 1분기말이 되면 5조원이 추가된 약 14조원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1년 예산의 2.3%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한국가스공사는 3월부터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구매해야 하는데 구매할 돈이 없게 되고, 관련 중소기업들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학장은 "요금을 인상해 정상화하되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며 "요금인상을 억제하면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부 전직 고위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2월 난방비 폭탄에 따른 민심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지만 3월부터는 난방사용량이 급감하기 때문에 요금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훗날 재앙수준의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을 알면서 요금을 동결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LNG시장은 적어도 2025년까지 공급이 늘어나기 어려운 형국"이라며 "효율향상과 에너지절약이라는 원칙하에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며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이슈가 된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8년 3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국제 에너지가격이 고공행진했을 당시다. 이때도 정부는 물가안정과 서민부담 완화를 이유로 도시가스 연료비연동제를 유예했다.

이에 대해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시엔 5년에 걸쳐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5조4000억원정도 누적됐지만 현재 미수금은 단기간에 9조원이 됐다"며 "또 이번에는 주택용·일반용에서만 미수금이 발생했기 때문에 미수금 회수는 이 용도의 요금인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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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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