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에 독성물질? … 전남도 대책마련에 '부심'

2023-03-15 10:54:56 게재

환경단체 검출 발표

쌀소비 감소에 촉각

전남도가 영산강 하류에서 생산된 쌀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 발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쌀 소비 감소로 가뜩이나 어려운 생산농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곧바로 대책마련에 나섰다.

1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6곳, 영산강 1곳 등 모두 7개 샘플에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11월 낙동강과 영산강 중·하류지역 23곳에서 생산된 쌀을 직접 구입해 분석한 결과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에 함유된 간·생식 독성물질이다. 일부 독성물질은 청산가리(시안화칼륨)보다 6600배나 강한 독성을 지녔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과 영산강 하류 녹조가 심한 곳의 강물을 농업용수로 써서 쌀에 마이크로시스틴이 축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전남도는 곧바로 사실확인에 나서며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전남도는 우선 조사지점과 시료 분석방법 등을 확인하고 조사현장을 방문해 생산농가와 유통경로 등을 파악했다. 생산농가는 확인됐지만 회수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다행히 학교급식을 제공하는 친환경 쌀 재배농가가 아닌 일반농가로 확인됐다.

전남도는 이번 발표가 학교급식 등 쌀 소비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은 2020년 기준 전국 쌀 생산량 1위(74만2913톤)이며, 생산농가는 13만6972가구다. 이중 독성물질이 검출된 지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걱정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그동안 쌀을 팔려고 전국으로 뛰어다녔는데 이번 발표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릴 수 있어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시도 환경단체 발표에 영향을 받았다.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광주시는 지난 2일부터 영산강 물을 하루 300톤이나 식수로 쓰고 있지만 독성물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 발표에 따른 후폭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환경단체가 정확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범위 확대와 공동 조사를 정부에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쌀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조사범위 확대와 함께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추가 조사로 독성물질 검출지역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환경단체와 공동 조사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공신력 있는 조사를 해 보자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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