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정부입법 … 정부, 규제심사 피해 의원입법 우회
"최소 6개월~1년 걸리는 정부입법 3%뿐"
정부부처 조율·규제심사 안 돼 갈등 부추겨
21대 규제 신설·개정 법안만 1626건 달해
"법령 정합성·타당성 등 사전점검 절차 필요"
정부가 규제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회피하기 위해 의원입법방식으로 우회하는 '입법편법'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의원들의 법안 역시 정부와 같은 규제심사를 거쳐 '입법의 질적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안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의원입법은 13대엔 462건, 14대엔 252건이었으나 16대에 1651건으로 증가하더니 18대엔 1만건을 넘어섰다. 20대엔 2만건을 돌파했다. 21대에도 임기를 10개월 이상 남겨놓고 있지만 벌써 2만건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법률발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13대에 368건이었던 정부입법은 18대에 1693건으로 추세적으로 늘었지만 19대엔 1093건, 20대엔 1094건으로 줄었다. 21대에서는 10일 현재 683건으로 올해는 1000건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취임1주년 간담회에서 "21대 국회 들어 의원입법 비중이 97%에 이르고 있고 정부 입법은 3%에 불과하다"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정부가 6개월에서 1년 넘게 걸리는 복잡한 정부 입법 추진과정을 생략하고, 손쉬운 의원입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쉬운' 입법이 '규제 심사 부재'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김 의장은 "정부 부처 간 이견조정을 위한 협의와 재원 소요, 규제에 따른 영향 분석 등 충분한 입법과정을 생략하고 발의되는 법안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법안 검토와 이해 조정의 부담이 전부 국회로 넘어오면서 법안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상임위 간에 과도한 갈등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0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건축 규제 합리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사전 입법영향분석제도 도입 필요성 검토)을 통해 "새로운 규제의 도입을 위한 법령 제·개정 과정에서 입법의 영향에 대한 충분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아 법령의 시행 단계에서 여러 가지 불합리성이 노출되어 왔다"며 "이러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건축 규제의 신설 단계부터 예측 가능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전 입법영향분석은 의원발의 법안에 대해 사전에 그 영향을 분석하여 입법을 지원하는 제도로, 의원의 입법권을 제약하지 않으면서 법률안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규제정보포털 자료를 인용해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발의 법안 중 규제의 신설·강화 내용을 포함하는 법안은 모두 1626건이며 그 중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이 556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입법을 하려면 해당 법령에 대한 규제영향분석을 실시해야 하지만, 국회에 접수된 법안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의원입법에 대해서는 사전에 그 영향을 분석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법령 제·개정에 앞서 그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여 법령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실현가능성, 기존 법령과의 중복성 및 정합성, 타당성을 점검하는 사전 입법영향분석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법체계와의 정합성, 입법 목적의 명확성과 적정성, 법령의 집행가능성, 이해관계자에 대한 영향 등을 중심으로 세부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전문인력 확보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중요성도 짚었다. 보고서는 "입법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높은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객관적·과학적·체계적 입법영향분석을 위한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입법영향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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