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입주자회의 갈등도 공공이 중재

2023-07-27 10:35:53 게재

노원구 찾아가는 아파트 분쟁조정단

중구 갈등소통방·송파 조합선거관리

# 서울 중구 중림동 주민 ㄱ씨. 이웃집 여닫이문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다며 중구청 문을 두드렸다. 관리사무소 협조를 받아 소음이 발생한 세대를 찾았는데 바로 아래층도 아닌 그 옆집이었다. 해당 가정에서는 여닫이문 바퀴를 교체했고 ㄱ씨의 잠못 이루는 밤도 사라졌다.
노원구가 갈등관리전문가를 비롯해 법률 회계 등 각 분야 실무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찾아가는 아파트 분쟁조정단을 꾸려 요청하는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사진 노원구 제공


# 노원구 공릉동의 한 아파트단지. 유지보수 공사를 해야 하는데 적립해둔 장기수선충당금이 부족했다. 충당금을 인상해야 하는데 입주자 반발이 예상돼 노원구에 도움을 요청했다. 전문 주택관리사가 찾아가 공고문 작성까지 안내했다.

27일 서울 자치구에 따르면 공공이 주민과 주민, 이웃간 갈등에 적극 개입해 더 큰 분쟁으로 번지지 않게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구와 노원구는 각각 공식기구인 '갈등소통방'과 '찾아가는 아파트 분쟁조정단'을 운영하고 있고 송파구는 '조합공정회의'를 통해 재개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한다.

지자체마다 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갈등 당사자가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아예 위원회가 열리지 않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 노원구는 분쟁 자체가 고착화되기 전에 갈등 요인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분쟁조정단을 구상했다. 갈등조정전문가인 총괄 조정관을 필두로 실무경험이 풍부한 주택관리사 기술사 회계사 변호사 등 분야별 조정관 3~5명씩 활동 중이다.

조정단은 입주자대표회의 운영사항, 관리비 장기수선충당금 징수·사용, 공용시설 유지 보수 개량 등 공동주택 전반에 걸친 분쟁에 개입한다. 상계동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자개표회의가 분쟁조정단 파견을 요청했다.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해야 하는데 과거 입찰 과정에서 법적 분쟁까지 발생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는 법률 전문가를 파견해 상담을 했다.

중구는 지난해 8월 갈등관리팀을 신설하고 전문기관과 협업해 갈등소통방을 운영 중이다. 지난 2분기까지 33건이 접수됐고 그 가운데 16건에 대해 상담과 조정을 마쳤다. 층간 소음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누수 반려동물 흡연으로 인한 갈등이 각각 7건과 3건 3건으로 뒤를 이었다.

구는 대립·반목하는 주민들을 만나 2~3개월에 걸쳐 대화를 주선하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제공한다. 공공이 개입하면 대부분 주민들이 협조적이다.

반려견이 짖어 분쟁이 발생한 경우 '찾아가는 반려동물 행정교정'을 안내해 효과를 봤고 신당동 봉제공장에서는 이웃을 위해 고심하다 재봉틀 위치를 바꿔 진동소음을 줄였다. 다양한 복지서비스도 한몫을 한다. 층간소음 문제로 방문했다가 가정폭력 피해 주민을 보호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갈등상황이 해소되면 주민들은 '이웃행복다짐서'를 작성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서로 양보와 배려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구는 여기에 더해 갈등관리심의위원회 마을갈등조정지원단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등을 찾아가는 소통교육도 25일부터 시작했다.

송파구는 통상 법적 분쟁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공공이 개입을 꺼리는 재개발·재건축 관련 갈등관리에 적극적이다. 기준은 '공정'이다. 공공이 가운데가 아닌 옳은 편에 서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잠실주공5단지 조합장 선거가 대표적인 사례다. 비대위와 조합간 의견대립이 발생했는데 구에서 직접 선거관리에 나서 정당성을 확보했다.

구는 여기서 한발 나가 정비사업 조합이나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곳에서 '찾아가는 조합공정회의'를 개최했다. 현장의 어려움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해결한다는 취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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