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도움 요청’ 넘어 적극적 발굴과 접촉 전환
또 한 사람의 재난 참사피해 관련자가 세상을 떠났다. 그분에게도 여러 사람들이 도움을 주려고 애를 썼을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전달되지 못한 서비스에 대한 재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도움을 요청하세요”라는 형태의 접근은 반드시 재고와 보완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기존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겨 왔으나, 최근 영국과 일본등지에서 변화가 있었다. 도움요청 행동을 넘어선 적극적 개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왜 그런가?
절박한 사람 대부분 도움 요청할 상태 아냐
첫째, 절박한 사람은 도움을 요청할 겨를이 없다. 위기전화번호를 몰라서 전화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살 위기에 있는 사람의 인지·정서상태는 터널시야, 깊은 무망감, 의사결정 능력의 손상으로 특징지어진다. 어디에 어떻게 청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가장 어려운 상태가 바로 그 상태다. 도움요청 능력이 위기의 순간에는 손상되어 있다는 소리다.
둘째, 도움 요청에 대한 책임있는 응대가 없는 경우가 흔하다. 전화는 통화 중이며, 긴급한 요청은 긴 대기를 해야 하고, 또 도움을 받으려면 많은 서류를 구비해야한다. 도움을 주기로 한 기관들의 현실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스템 자체가 이미 도움을 바로 주기에는 어려운 상태인 경우가 많다.
셋째,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사람들과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했다. 그 분석 결과에 따른 새로운 접근을 세워야 했다. 중장년 남성 농촌주민 노인들의 경우 확실히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낮다. 이들은 도움 요청 접근이 아니라 발굴, 파악의 접근 모델이 적용되어야 한다. 위험군 범위를 잘 설정하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다양하게 접근하여 위험을 방지해야한다.
그리고 도움 불요청 집단과 관계를 갖기 위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만이 최고의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관계맺기 방식으로, 여러 층으로 관계를 시도하고, 유지하고 도움을 줄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좋지 않은 결과가 생겼다는 것은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측면도 있다.
미국에서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언어화하고, 자기를 노출하며, 치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분석한다. 도움요청군과 불요청군의 차이점과 특성에 더 많은 체계적 정보를 구축해야한다. 그리고 나서 이 정보를 잘 활용해야한다.
시스템이 고통받는 이에게 다가가는 서비스
과연 무엇을 바꾸어야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사람까지도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첫째, ‘도움을 요청하세요’가 아닌 ‘발견하면 연락주세요’라고 바꾸어야 한다. 이 관점의 전환이 캠페인에 매우 크게 작동해야 한다.
단지 메시지를 정교화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책임 방향의 전환이다. 고통받는 사람이 시스템을 찾아서 오게 하는 구조에서, 시스템이 고통스런 사람에게 어떻게든 도달하는 구조로의 이동이다. 요청이 아니라 발견이 되어야 사람을 살릴 수 있다.
둘째, 발견이나 발굴이 되면 돌봄과 전문 서비스의 연계가 시작되고 지속되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반드시 연계 서비스가 전문치료가 아니어도 좋다. 다양한 필요에 의해서 접촉이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체치료 예술활동 차모임 취미모임 등 고위험군의 욕구에 맞춘 연결이 필요하다. 추후 전문의의 진료까지 연결되려면 이런 징검다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그 때까지 관계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접촉과 연결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
끝으로, 큰 어려움을 지닌 고위험군 대상자를 도운 결과로 생겨난 업적을 모아서 위험으로부터 벗어났다는 홍보가 적극적으로 되어야 하고 경제, 관계, 다른 질병의 문제 중 일부라도 책임있게 풀어나가서 희망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
요청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누군가 갑자기 찾아와서, 환자라고 딱지를 붙이고, 진료를 다녀야한다는 말을 먼저 들으면 거부감이 더 앞선다, 흔히 지나친 의료화 상담화가 역효과를 낸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자발적 비협조적인 채로 위험한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세월호 유가족 등 지원사업의 교훈도 그렇다. 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해서 도움을 받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 다양한 접촉과 연결을 통해 관계를 느슨하게, 혹은 끈끈하게 만들어나가는 돌봄에의 접촉이 중요하다. 의미있는 관계가 의미있는 치료로 연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