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건축 공공성 확보 "양보 없다"

2023-08-28 10:50:30 게재

압구정3구역 조합 조사, 무더기 적발

목동 1~3단지 조건 없는 종상향 불가

서울시가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공공 기여규모를 줄이려는 단지와 조합들 시도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공공성 훼손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8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조례를 개정해 주민 15%만 반대하면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재검토할 수 있고 반대가 25%에 이르면 사업추진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취소 여건이 대폭 완화되자 일부 사업장에선 박원순 때보다 더하다는 원성이 나왔다. 취소 여건을 낮춰 의도적으로 사업 추진을 방해할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재건축 재개발을 제 1공약으로 내건 오세훈 서울시 정책을 감안할 때 무리한 관측이란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취소 요건 완화는 날림 사업 추진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대표적 정비사업 모델인 신속통합기획은 취소 요건 뿐 아니라 추진 요건도 대폭 완화했다"며 "취소 요건 완화는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대표성 없는 추진위 구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민 갈등을 줄이고 매몰 비용 절감을 위한 압박 정책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실제 정비사업 추진이 취소될 경우 사업추진 과정에 들어간 비용을 전부 준비위원회와 위원장이 떠안게 되기 때문에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이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압구정도 목동도 임대주택 타협없어 = 설계회사 선정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벌였던 압구정3구역 재건축은 된서리를 맞았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조합 조사 결과를 전격 발표했다. 시정명령과 수사의뢰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렸다.

압구정3구역은 소송전에도 휘말렸다. 설계사 선정 총회에서 탈락한 해안건축과 일부 조합원은 총회 무효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문이 열렸다. 공모지침을 위반한 회사를 선정한 총회라 절차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고 조합은 정비사업법을 준수한 결과라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서울시가 압구정3구역 조합을 조사, 수사를 의뢰하는 등 재건축 공공성 강화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이 지난 7일 목동 1~3단지 종상향 관련 주민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 양천구 제공


서울시는 목동 재건축 공공 기여와 관련해서도 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목동1~3단지는 과거 불합리한 지역 지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조건없는 종상향을 요구했다. 최초 용도구역 제도 도입 때 단지 현황에 맞지 않게 용도지역을 정했기 때문에 종상향을 위해 별도의 조건을 내걸어선 안된다는 게 주민들 입장이었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용도지역이 2종 일반주거지역인 곳은 1~3단지 뿐이다.

시는 종상향을 위해선 임대주택을 최소 20% 건립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재건축 사업성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지만 시는 요지부동이었다. 자칫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까지 치닫자 양천구가 나섰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오 시장 도시계획 핵심인 녹지생태도심을 활용했다. 국회대로 공원에서 안양천까지 연계된 보행 녹지를 만들고 이를 일반주민에게 개방하는 이른바 '목동그린웨이'를 조성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서울시는 이 구청장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임대주택 문제는 여전히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으로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 아닌 일종의 특혜다. 교통, 환경, 인프라 확충 등 단지 대형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피해를 상쇄해야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임대주택 건립은 재건축 용적률 상향의 필수 과정이며 공원화, 개방도로 제공 등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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