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 여부 이르면 26일 결정

2023-09-22 11:44:21 게재

제1야당 대표 사상 첫 구속심사

건강이 변수, 기일 연기될 수도

결과 따라 한쪽 '타격' 불가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26일 열린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법정에서 구속심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년여 간 이어진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도 시험대에 올랐다.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 결과에 따라 검찰과 이 대표 중 한쪽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2일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오는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영장심사는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한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이 대표의 혐의와 구속 필요성을 놓고 검찰과 이 대표측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위증교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42쪽에 달하는 영장청구서에는 이 대표의 혐의 내용과 증거관계, 구속이 필요한 사유 등이 자세히 기술됐다. 이 대표측이 혐의와 관련해 부인했던 10가지 사안에 대한 반박도 담겼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었던 2014년 4월~2017년 2월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단지 건설사업을 진행하면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을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고 부지용도 상향, 임대아파트 비율 축소 등 다수의 특혜를 민간업자에게 몰아줘 성남시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 경기도 지사였던 2019~2020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대북사업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달러와 자신의 방북비용 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의심을 받는다.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8년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에게 연락해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 대표가 도주의 우려가 없는 만큼 검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구속영장에서 이 대표의 범행을 가중할 경우 11년 이상 36.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이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지위와 지금까지의 수사과정 등을 고려하면 공범들이나 참고인들에 대한 회유·압박을 통한 증거인멸의 염려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는 검찰이 적용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백현동 배임죄는 자유시장경제질서를 천명한 헌법에 반한다"며 "만일 시 산하기관이 참여해 200억원을 벌도록 했다면 제3자 뇌물이라 우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돈 벌면 제3자 뇌물죄, 돈을 안 벌면 배임죄라니 정치검찰에게 이재명은 무엇을 하든 범죄자"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선 "유력 정치인이 얼굴도 모르는 부패기업가에게 뇌물 100억원을 북한에 대납시키는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며 "3류 소설 스토리라인도 못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법원의 구속 심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나 검찰 어느 한쪽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 대표는 영장심사를 통해 구속된 최초의 야당 대표라는 불명예를 안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정치인으로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은 2년 가까이 진행된 이 대표에 대한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대장동 428억원 약정 의혹과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 등 남은 수사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던 제1 야당 대표를 상대로 정치적인 수사를 해왔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의 분열을 노려 정기국회 중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이 대표로서는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사법리스크를 덜어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영장심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의 건강이 변수다. 이 대표가 건강을 이유로 심문기일 연기를 요청하면 추석 연휴 이후로 영장심사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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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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