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원 예산삭감으로 돌봄 공공성 훼손"
노동자·이용자 국회 증언대회
정부가 공적 돌봄 강화를 목표로 출범한 사회서비스원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도 예산삭감 등으로 제 기능을 무력화하고 시민의 돌봄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에서는 12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돌봄공공성 확보와 돌봄권실현을 위한 시민연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동근·남인순 의원 공동주최로 '사회서비스원 이용자·노동자 증언대회'가 열렸다.
사회서비스원은 민간 주도 사회서비스 시장에서 돌봄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전문성 그리고 투명성을 제고하며, 궁극적으로 사회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목적으로 설치된 기관이다. 시·도지사가 설립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데 2021년 관련 법이 제정되면서 경북을 제외한 16개 광역시·도에 설치돼있다.
최근 정부가 민간 돌봄기관의 역할과 지원을 강조하면서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으로 이같은 취지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보건복지부가 요구한 사회서비스원 운영 예산 중 지자체보조금 148억34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복지부는 최근 '2023년 시·도 사회서비스원 표준운영지침Ⅱ'을 개정해 사회서비스원의 공적 역할과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조항을 삭제했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지부장은 "보육환경 구축에 힘쓰겠다던 서울사회서비스원의 송파든든어린이집은 민간에 넘어갔다"며 "대책 없는 민영화에 공공보육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노동자의 일터가 갑자기 사라졌고 고용불안과 사기 저하로 올해만 직원 60명 이상이 퇴사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경기사회서비스원 부천종합재가센터 분회장은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은 2021년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 사업이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폐기돼 노인 생활지원사 99명이 집단해고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사회서비스원에서 제공하는 전문성 있는 돌봄 서비스를 앞으로 받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된다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에 소속된 영등포 든든어린이집을 이용 중인 학부모 주종령씨는 "오랫동안 한 곳에서 경험을 축적한 선생님이 있다는 점은 어느 민간 어린이집에서도 불가능한 것"이라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의 안정된 고용시스템은 어린이집의 질을 높이는 핵심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서울사회서비스원 성동재가센터에서 재가요양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한 이용자는 "다리 쪽으로 가는 대동맥이 막혀 아버지 건강이 위험할 뻔했을 때 센터에서 제공한 재가간호서비스 덕분에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서 서비스원 예산을 삭감해 10월부터 재가간호서비스가 폐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은 아프시다고 말하기가 어렵고 혼자 병원에 가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가간호서비스 폐지는 돌봄서비스의 중요한 부분을 없앤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