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선전, 부동산 규제 완화 합류

2023-11-24 10:56:24 게재

광저우에 이어 두번째로

주택구입 계약금비율 낮춰

중국의 기술 허브로 꼽히는 선전시가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규제 완화' 대열에 합류했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선전이 두번째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계약금 부담을 낮추고, 낮은 계약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매자 범위 제한 조치도 폐지한다고 보도했다.

런민은행 선전지점 공지에 따르면 두번째 주택의 계약금 비율을 부동산 가치의 최대 80%에서 40%로 낮추는 것을 포함한 완화 조치가 24일부터 시행된다.

선전은 두번째 주택 계약금 비율을 낮춘 두번째 1선 도시다. 앞서 지난 9월 광저우가 계약금 비율을 최소 70% 이상에서 최소 40%로 낮춘 바 있다.

이와 함께 선전 당국은 주택 구매자가 더 낮은 계약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없애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선전 주택건설국은 더 낮은 계약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반주택' 즉 고급주택이 아닌 주택의 정의를 변경했다. 과거에는 가격이 750만위안(약 13억원) 미만인 주택만 이 범주에 속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E-house 중국 연구개발연구소 옌웨진 소장은 "이번 완화 조치는 주택 업그레이드를 장려하고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정 전에는 '일반주택'의 경우 계약금 비율이 70%, 나머지는 80%였다.

이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은 상당하다. 예를 들어 500만위안 상당의 두번째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이전에는 선불 계약금으로 350만위안을 내야 했지만 이제는 200만위안만 내면 된다. 이는 계약금 비용이 43% 줄어드는 것이다.

더 비싼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의 경우,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은 훨씬 더 커진다. 1000만위안짜리 주택에 대한 계약금은 800만위안에서 400만위안으로 낮아진다.

이러한 규제 완화 조치는 중국의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나오게 된 것이다. 베이징, 광저우, 선전의 신규 주택 가격은 10월에 전월 대비 0.4%에서 0.7%까지 하락한 반면, 1선 도시의 기존 주택 가격은 9월에 0.2% 상승한 데 비해 10월에 0.8% 떨어졌다.

홍콩 다이와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신시아 챈은 보고서에서 "선전이 주택 수요를 늘리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판매 회복을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녀는 경기 침체와 지속적인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구매자들의 심리 부진을 그 이유로 꼽았다.

챈은 "보다 긍정적인 점은 최근 몇 주 동안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부문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가속화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부동산 시장 혼란이 체계적인 위기로 발전하는 것을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단기적으로 더 강력한 조치를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본토의 다른 대도시들도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당국은 지난 9월 첫 주택 구매자들이 이전 신용 기록에 관계없이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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