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공공병원 적자 '눈덩이'로 늘어

2024-01-18 12:05:16 게재

자원 총동원한 공공병원, 환자 줄어 위기 상황 … 복지부 이제 지원 시작 "여전히 부족"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활약한 공공병원들이 누적된 적자로 위기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이제 지원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코로나전담 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 촉구하는 공공병원 관계자 |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 편성 촉구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와 공공병원 대표자 등 28명은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공공병원들의 운영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며 돌입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1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밝힌 의료기관 '2022 회계연도 결산서'에 따르면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손실'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340억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2020년 703억원, 2021년 577억원, 2022년 727억원으로 크게 늘어 났다.

서울적십자병원도 2019년 54억원에서 2020년 354억원, 2021년 116억원, 2022년 239억원으로 손실이 늘었다. 2020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됐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이 병원의 외래와 입원환자는 28만5000여명이었는데, 2022년 18만7000명으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19만8000명을 기록했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할 때 정형외과 등 외과의사들이 수술 환자를 볼 수 없게 되자 손기술이 떨어진다며 병원을 떠나기도 했다. 일부 회복했지만 코로나 유행 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서울의료원의 경우도 2019년 288억원, 2020년 828억원, 2021년 738억원, 2022년 815억원으로 코로나 때 의료손실이 대폭 증가했다. 통상 병상 가동률이 80%가 넘는데,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감염병전담병원 해제 당시에는 40%가 되지 않았다.

반면 민간 상급종합병원들의 실적은 좋아졌다. 정부가 민간병원의 중증환자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시설비와 장비비, 운영비, 인건비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결과다.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 의료이익이 551억원에서 2020년 266억원, 2021년 1262억원, 2022년 1690억원으로 늘었다. 서울아산병원은 회계 결산서에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타의료수익' 중 '기타수익'으로 잡았다. 2019년 49억원에 불과했던 기타수익은 2020년 80억원, 2021년 733억원, 2022년 109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9년 51억원이었던 의료이익이 2020년 273억원, 2021년 753억원, 2022년 684억원으로 코로나 기간에 늘었다. 세브란스는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부금수익으로 잡았는데 2019년 152억원에서 2020년 399억원, 2021년 848억원, 2022년 839억원으로 늘었다.

공공병원이 손실이 회복이 되지 않은 배경에는 민간병원들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도 일반 기능을 모두 유지하면서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일부 가동한 반면 공공병원들은 일반 환자들을 거의 다 전원 혹은 퇴원하고 코로나 환자만 진료했고 그 이후 일반 환자진료 부분이 회복이 안되는 측면도 있다.

정부는 반년이면 공공병원에 환자가 돌아올 것으로 보고 6개월간 회복기 지원을 했다. 하지만 실제 공공병원 병상 가동률이 1년 6개월 이상 30∼40%대에 머물렀다.

관련해서 정부는 올해 공공병원 적자 보전을 위한 역량강화 사업 예산으로 국비 513억5000만원을 배정했다. 지방비를 포함해도 1000억원가량에 불과해 공공의료기관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지역의료원장들과 만나에서 "코로나19 극복에 헌신한 지방의료원이 환자 수 감소, 의료진 부족으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올해 공공병원 경영혁신 지원 사업이 지방의료원이 회복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전담하면서 생긴 공공병원의 누적된 적자를 충분히 회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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