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벨트 수성하려는 민주당에 국민의힘·개혁신당 총공세

2024-03-12 13:00:14 게재

<4.10 주권자의 선택은 | ② 경기·인천>

4년 전 수원 화성 등 완승, ‘절대 과반’ 교두보

민주당, 대선서 10개 지역구 내 줘 … 지선도 패배

윤 대통령 ‘민생토론’에 국민의힘 ‘공약’으로 공략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함께 인천, 경기 모두 ‘수성’이 목표다. 지난 21대에서 사실상 싹쓸이한 민주당은 지키는 경기를 해야 한다. 성벽을 단단히 쌓아놓고 공격을 막아낼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공세가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은 수원 라인에, 개혁신당은 화성과 용인 라인에 공격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렇다고 접경지역인 경기 북부가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4년 전에 완승한 민주당은 전투지가 곳곳에 퍼져 있어 화력 집중이 쉽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재선에 도전하는 계양을 성적표가 인천지역 전체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총선을 앞둔 다음달 초에 ‘돈봉투 사건’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경기지역 59석 중 무려 51석을 가져갔다. 인천지역에서는 13석 중 11석을 확보했다.

이중 3%p 내 격차로 당락이 결정된 지역이 8곳이다. 경기 평택갑·평택을·성남분당갑·성남분당을·남양주병, 인천 동미추홀을·중구강화옹진·연수을 등이다.

경기 인천의 2022년 대선 성적표를 보면 지역 득표율에서는 비록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이겼지만 총선과 비교하면 내준 지역구만 10개에 달했다. 곧이어 펼쳐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자리는 확보했지만 인천시장 자리를 잃었다. 기초단체장 자리는 경기도의 경우 국민의힘 22곳, 민주당 9곳으로 완패했다. 인천 역시 민주당은 2곳에서 이기는 데 그쳤고 국민의힘은 7곳을 가져갔다.

◆공중전 펼치는 국민의힘 = 국민의힘은 공중전을 펼치면서 선제공격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까지 19번의 민생토론회 중 8번을 경기도에 집중했다. 용인(경제활성화 정책) 일산(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 수원(반도체투자 세액공제) 의정부(GTX시공 신속 추진) 판교(디지털 인감전환 및 비대면 진료) 분당(의사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 하남(늘봄 학교) 광명(대학생 장학금 확대, 출산장려금 비과세) 등에서 주요 정책들을 내놓았다.

야당에서는 ‘관권선거’라며 세차게 몰아붙이지만 대통령실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선거기간 중에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수원을 세 번째 방문해 수원-평택-동탄-강남을 연결하는 ‘진짜 반도체 벨트’를 약속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야당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한 ‘약속어음’에 지나지 않은 반면 대통령과 여당의 약속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현금’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유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진표가 완료됐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수원 공략에 심혈을 기울였다. 민주당이 보유하고 있는 5개 지역구(갑, 을, 병, 정, 무) 가운데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수원정)로 라인업을 짜고 홍윤오 전 국회 홍보기획관(수원을)과 함께 수원무 지역구에 박재순 전 당협위원장을 세워뒀다.

수원 라인에서 강력한 버팀목이었던 김진표 국회의장의 ‘무’ 지역과 3선의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정’ 지역에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친문인사인 김준혁 교수가 나왔다. 민주당이 싹쓸이했던 ‘수원 아성’을 국민의힘이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균열 생긴 화성라인 = 반도체 벨트의 화성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민주당을 에워싸며 협공을 펼치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개혁신당은 핵심 인사인 이준석 대표(화성을) 이원욱 의원(화성정) 양향자 의원(용인갑)을 반도체 벨트에 배치하며 승부를 걸겠다고 나섰다. 삼성전자 출신의 자수성가 인물인 양 의원과 함께 평균 연령이 34세인 동탄제2신도시에서 이 대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탈당하기 전까지 3선을 거치며 화성에서 단단한 지지세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홍형선 전 국회 사무차장,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 최영근 전 화성시장, 유경준 현역 의원을 배치하며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은 현역 권칠승 의원과 송옥주 의원이 갑과 병에서 버티고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으로 삼성전자 출신 양 의원과 삼성전자 연구원 한정민 후보의 기세를 막아설 예정이다. 경선에서 이기고 올라온 전용기 의원이 젊은 패기로 전체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인천서도 박빙 예상 = 인천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다. 21대 총선에 비해 1석이 늘어나 14석이 된 인천지역에서 민주당은 계양갑·을, 서구을·병, 남동갑 등 5곳에서 어렵지 않은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접경지이면서 민주당이 압승할 때도 쉽게 내주지 않았던 중구강화옹진, 동구미추홀구을, 연수갑·을, 서구갑 등 5곳에서는 ‘우세’로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 현역인 박찬대, 정일영, 김교흥 의원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천 총선에서 또다른 관전포인트는 3자 대결 지역구다. 남동을의 경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녹색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출마하면서 진보진영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홍영표 의원이 탈당해 새로운미래 후보로 나오는 부평을도 3파전이 예상돼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다. 부평갑은 민주당 노종면 후보, 국민의힘 유제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고 이성만 의원이 무소속으로, 문병호 전 의원이 개혁신당 배지를 달고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 김기흥 국민의힘 후보,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의 대결도 관심이다.

‘명룡대전’으로 불리는 계양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을 만나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느 정도나 간격이 좁혀질지 관심사다.

박준규·곽태영·김신일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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