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전공의 돌아오는 것”

2024-04-03 13:00:04 게재

환자단체 “환자 고통 ‘가벼운 불편함’ 아냐” … 의정 대화 국면 ‘조속한 해결’ 희망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두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자들의 고통이 커져간다. 환자들은 의정간 대화 국면이 이어져 사태가 조속히 풀리기를 희망한다.

3일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전공의들이 돌아오는 것”이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두달 가까이 버티고 있는데 전공의들은 의료 현장에 빨리 돌아와서 의료 파탄을 조속히 종료해달라”고 말했다.

의정갈등 속에서도 환자 곁 지키는 의사들 의정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한편 최근 의정 갈등 속에서 임용을 거부한 인턴들은 이날 상반기 수련을 위한 임용 등록이 끝난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병원을 이탈한 일부 전공의들이 “환자분들의 불편함과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안을 실천하겠다”며 “이번주 내로 ‘NCTP(전국 암 환자 및 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본말이 완전히 전도됐다”며 “돕겠다는 마음은 가상하지만 문제의 핵심이 뭔지 모르고 있다. 지금 설명을 들으면 상담사가 해주는 수준인데, 지금도 국립암센터에서 피해자 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그게 실효성이 있으면 환자들이 이렇게 불안해하겠냐”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환자들의 불안감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대표는 “수술을 못 받고 항암치료를 못 받는 심적 고통을 단순히 감기 정도의 불편함으로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 수술을 못 받는데 말로 몇 마디 위로해준다고 암이 사라지진 않는다”면서 “환자들은 당장 수술을 받는 게 가장 절박하다”고 말했다.

의사집단행동 피해신고 지원센터에 따르면 2월 19일부터 4월 1일까지 접수된 피해신고는 609건이다. 그 중 수술지연이 407건, 진료차질이 110건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앙재난대책본부는 3일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의료정상화 과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와 논의를 거쳐 의사들이 주장해 온 과제들도 의료개혁 과제에 충실하게 반영했다”고 밝혔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국민 의료계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료개혁을 위한 심도깊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중대본 2차장은 “의사 인력 확충, 지역·필수의료를 위한 의료기관 육성, 전공의 수련 등 의료인력 양성, 필수진료 유지를 위한 보상,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 의료개혁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해 의료계에 구체적인 재정 투입방안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정간 대화는 쉽지 않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는 대국민 담화 직후 정부가 2000명 증원을 철회하지 않고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최근 전공의들을 만났다는 한 시민단체 대표는 “만난 전공의들도 이번 상황이 풀리기를 희망하는 것 같았다”면서도 “그런데 의대정원 확대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은 확고해서 만나더라도 사태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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