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금융지주사 순이익 21.5조원
2021년 이후 3년 연속 20조원대 넘어
총자산 3530.7조원, 전년 대비 3.3%↑
국내 10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지주사 계열사 가운데 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가장 크고, 보험과 증권사가 뒤를 이었다. 이들 금융지주사 총자산은 3500조원을 넘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6배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2023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21조5246억원으로 전년(21조4470억원)에 비해 0.4% 증가했다. 10대 금융지주사 당기순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21조1890억원) 이후 3년 연속이다. 순이익이 꾸준히 20조원 이상 넘어선 데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마진의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지주사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61.9% 수준에 이른다. 은행은 순이익 규모도 전년 대비 5.4%(7863억원) 증가했고,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57.0%)보다 4.9%p 늘었다. 은행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주된 이익으로 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으면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질 여지가 크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업권은 보험사이다. 10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무려 43.6%(1조146억원) 증가했다. 보험사는 새 회계제도인 IFRS17을 본격 도입하면서 순익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금융투자회사(증권사) 순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7.9% 감소했고, 여신전문회사는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줄었다.
국내 10대 금융지주사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53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조6000억원(3.3%) 증가했다. 이들 금융지주사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GDP(2236조3300억원)의 157.9%에 달한다. 업권별로는 은행 총자산이 81조1000억원(3.2%) 늘었고, 금융투자사는 42조8000억원(13.3%) 증가했다. 보험사는 총자산이 24조원(-9.1%) 감소했다.
금융지주사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72%로 전년 대비 0.23%p 늘었다.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0.6%로 전년 대비 19.9%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대 금융지주사에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한국투자금융 메리츠금융 등이 포함됐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