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논란’ 확산…서울시 공개반박
잠잠해지다 강혜경 등장 ‘재확산’
“방송출연 명태균 동행” 법적대응
서울시가 계속되는 오세훈 시장과 명태균 연관설을 차단하기 위해 공개반박에 나섰다.
시는 21일 서울시 민생소통특보 명의의 설명자료를 통해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의 선거캠프는 최초 방문에서 설명받은 자료를 제외하고 명씨 관련 여론조사를 일절 받거나 본 적도 없다”며 “명씨가 최초 선거캠프를 방문해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캠프 보좌진과 충돌이 있었고 그 이후에는 선거본부에서 접촉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명씨가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 모씨로부터 여론조사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오 후보 캠프는 어떠한 금전적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후보는 물론이고 선거캠프 관계자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잠잠해지던 명씨와 오 시장 연관설이 다시 불거져 나온 건 명씨가 운영하던 여론조사회사 ‘좋은리서치’ 직원이자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로 일했던 강혜경씨 발언이 나오면서다. 강씨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를 촉발한 주역이다. 명씨의 여론조사 조작 혐의를 폭로하고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강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명씨 여론조사의 기초자료(law data)를 오 후보측에 건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같은 강씨 주장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는 100% 무작위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 기관 역시 상호 검증방식을 통해 선정했다”며 “조사 대상자의 성향 분석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왜곡 보도”라고 말했다. 명씨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의 판을 짰다는 주장 역시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명씨와 강씨를 향해 “2021년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누구에게 제공한 것인지 명백히 밝히길 바란다”며 “오세훈측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개인 명예를 훼손하고 가짜 뉴스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13회 여론조사를 언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확실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잘못된 보도에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의혹 해소 ‘부인’만으론 부족 = 시가 ‘정치 브로커의 허풍’ 정도로 취급하던 오세훈 시장과 명태균 연관설에 정면대응하게 된 것은 관련 의혹이 확대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는 20일자 보도를 통해 2021년 오시장이 인기 유튜브 채널인 매불쇼에 출연할 당시 명태균씨와 동행했다는 제작진 이야기를 전했다. 오시장측은 “확인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즉각 부인했다.
오 시장 후원인으로 알려진 김씨가 오 시장을 대신해 명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줬다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 오 시장측이 “명씨와 김씨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는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선을 그은 이유다.
오 시장과 서울시가 명씨와 강씨 발언에 대해 엉터리·거짓말·허위사실 등 단순한 ‘부인’으로 일관하는 것이 되레 국민들 의구심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논란 확산을 막으려면 증거와 사실관계로 명씨와 강씨 주장을 되치기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명태균씨와 관계된 정치인, 녹취록이 우후죽순처럼 계속 나오는데 그때마다 ‘거짓말’이라고만 반박한다면 논란을 차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결국 검찰 조사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 사이 또 어떤 의혹제기와 주장이 난무할지 알 수 없다”며 “오 시장측 리스크 관리 능력도 이번을 계기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