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는 4.7조 넥슨주식…애타는 기재부

2024-11-26 13:00:08 게재

고 김정주 회장 유족, 상속세로 물납

비싼 가격에 공개매각 2차례나 유찰

예산안에 반영 … 또 세수결손 위기

정부가 2차례 무산된 4조7000억원 규모의 엔엑스씨(NXC) 지분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이번에도 매각 여부가 불투명해 내년에도 수조원대 세수결손이 예고됐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이미 국세외수입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2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22일 물납 주식 NXC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용역을 재공고했다.

매각 대상은 넥슨 창업자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이 상속세로 물납한 NXC 주식이다. 김 회장의 배우자인 유정현 NXC 의장 일가는 NXC 주식 85만1968주를 작년 2월 정부에 물납했다. NXC는 넥슨그룹 지주회사다.

정부는 앞서 2차례에 걸쳐 NXC 주식 공개 매각을 시도했지만 4조원이 넘는 비싼 가격으로 인해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용역을 냈지만, 입찰에 참여한 회사가 1곳뿐이라 유찰됐다. 재공고에선 국가계약법에 따라 수의계약(상대를 임의로 선택하는 계약)이 가능해진다. 비슷한 시기 공고한 넥슨 매각 회계·법률자문사 용역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최종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주식 매각 가능성을 두고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정부는 현재 물납 주식의 가치를 4조7000억원가량으로 잡고 있는데, 이는 비상장주식인 NXC 지분 순자산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합산한 수치다.

그러나 김 회장 일가가 주식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 보유 지분을 얻더라도 경영권 행사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가 판단한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2025년도 예산안 검토보고’를 통해 “정부 매각분 전체를 매입해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고 NXC는 비상장회사라 주식을 쉽게 매각할 수도 없으며 상장 계획도 없는 상태”라며 “3조7000억원의 대규모 매각은 쉽게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정부 계획대로 매각이 진행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미 내년도 예산안에 넥슨 지분 매각 대금 약 3조7000억원을 국세외수입으로 잡아둔 상태다. 매각에 실패하면 세입 결손으로 재정관리 목표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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