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참석’ 정진석<대통령 비서실장> 조사 불발
경찰 특수단 소환에 불응 … ‘계엄 인지 시점’ 확인차 한 총리에 재출석 요구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출석하지 않아 조사를 하지 못했다. 다만, 정 실장측이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라 밝히고 있어 조만간 조사가 진행될 것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한차례 비공개 대면 조사를 실시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2차 출석요구를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30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초 출석 요구한 시간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실장측은 이와 관련해 “특별수사단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고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 실장은 지난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아 30일로 예정된 현안 질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같은 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역시 수사기관으로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통보를 받았다며 운영위 현안 질의에 불출석한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검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 관계자도 “신원식 실장의 경우 현재까지 출석 요구를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특수단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한 총리에게 2차 출석을 요구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28일 한 총리에게 2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기로 했으며, 오늘 발송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석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총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나 휴대전화 임의제출 등은 진행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앞서 경찰의 1차 출석 요구에 따라 비공개 대면 조사를 받았다.
특수단은 2차 조사에서 한 총리가 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한 시점 등을 재차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은 지난 26일 “계엄 건의와 관련해 사전에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진술”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김 전 장관측은 “국무회의에 윤 대통령이 임석하기 직전 총리에게 계엄 얘기를 해 국무총리를 거친 다음, 대통령이 들어와서 건의하고 심의했다는 의미”라며 “국무회의 이전에 (계엄을) 사전 논의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무총리실도 이와 관련해 “12월 3일 오후 9시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직접 듣기 전까지 관련한 어떤 보고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30일까지 계엄과 관련해 군인 19명(현역 17명, 예비역 2명)과 경찰 5명, 당정 관계자 21명 등 45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현직 군인 19명 중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3명을 제외한 16명을 조사했다. 이들 3명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됐다.
국무위원 중 윤 대통령과 한 총리, 국무위원 9명,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 12명은 전원 고발돼 입건된 상태다. 이 밖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계엄 당시 한예종 출입 통제와 관련해 고발돼 입건된 상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인 박세현 서울고검장, 심우정 검찰총장,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시민단체 등의 고발에 따라 입건됐다.
경찰은 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계엄군이 국회의장 공관에 투입돼 우원식 의장을 체포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당시 투입된 군 병력은 수도방위사령부로, 경찰은 공관 폐쇄회로(CC)TV 열람 후 출동 요원 등 관련자 조사를 진행했다. 추가로 피의자로 입건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이진우 수방사령관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한 열람, 등사를 검찰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민간인 측근으로 계엄 관련 활동에 가담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구속)에 대해 외환죄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노 전 사령관 등 다른 피의자가 비화폰을 받은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을 받은 시점은 계속 수사 중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