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에 ‘소통’으로 응대…효과 있네

2025-01-06 13:00:02 게재

중구 이웃간 분쟁 조정

사례 엮어 책자로 펴내

“이웃과 갈등이 생기면 일상의 생활 터전이 갈등 공간으로 전락합니다. 당사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피해가 상당하고 자연스레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중구 갈등소통방 사례집

서울 중구가 그간 ‘사인간 영역’으로 치부돼 온 이웃간 분쟁 조정에 나선 이유다. 6일 중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023년부터 갈등소통방을 통해 진행해 온 갈등조정 성공사례를 책자로 엮었다. ‘이웃 분쟁 119, 갈등소통방 조정 사례집(사진)’이다.

중구는 전담 조직인 갈등관리팀과 함께 현장 상담으로 분쟁을 조정하는 갈등소통방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흔한 층간소음부터 흡연 쓰레기 누수 등 이웃 간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다. 김길성 구청장은 “이웃간 분쟁은 기존 지자체 민원처리체계에서 외면받아 왔다”며 “결국 사법체계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이웃과 관계가 그야말로 파탄에 이를 공산이 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갈등을 겪고 있는 주민이 전화로 상담신청을 하면 갈등조정관과 공무원이 현장으로 출동한다. 양쪽 당사자를 따로 찾아가 고충을 듣고 길게는 수개월간 상담을 이어가며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2년 가까이 갈등소통방을 통해 해결해 온 분쟁 사례는 85건. 그 가운데 18건을 선정해 사례집에 담았다. 이웃에 사는 강아지가 본인에게만 짖는다는 노인부터 인근 주점의 야간 소음이 심각하다며 호소한 고시원 주민, 누수 피해로 상담받았다가 역으로 원인자로 신고된 주민 등이다.

구는 주민과 함께 구에서 나서 치열하게 고민해 온 기록을 수기 형식으로 생생히 풀어냈다. 해결 과정에서 행정자원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사례와 갈등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됐던 시사점은 별도로 정리했다.

중구는 사례집을 전국 지자체와 관련 기관에 배포해 갈등 해결 기법을 공유하고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구 누리집 간행물 게시판에서도 전자문서로 확인할 수 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지역 내 갈등 해소와 화목한 공동체 회복에 고심하는 정책 기획자와 현장 실무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화와 소통으로 하나 되는 중구를 만들고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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