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불발 기류 “공수처 무능 분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승리” 환호 … 철조망·여당의원, 체포저지 ‘총력전’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시한이 닥치자 윤 대통령측이 체포 저지를 위해 철조망을 둘러쳤다. 여당 의원들까지 관저 앞으로 집결해 육탄방어에 나선 가운데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될 조짐이 보이자 체포를 촉구하던 시민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성토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체포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집회를 위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관저 주변 일신홀 앞에선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측 참가자들이 추운 날씨에 담요를 두른 채 농성을 이어갔다.
비상행동측은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3일 이후부터 이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날 밤 집회를 마친 뒤 대표단 등 경찰 추산 약 500명이 남아 밤을 새웠다.
이날 오후 2시 집회를 예고한 비상행동은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이 있는 한남동 관저에 모여 윤석열 체포 요구 긴급행동에 함께 했다”며 “영하의 추운 날씨에 폭설이 쏟아져도, 장대비가 내려도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분노와 체포 요구는 꺾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영장 집행시한이 다가오면서 더 극렬히 결집하는 모습이다.

전광훈 목사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정당했다고 주장하며 “공수처가 다시 진입한다고 하는데 여러분이 확실히 막을 수 있겠냐”고 물었고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붉은색 경광봉을 흔들며 호응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체포반대 집회 참가자는 이날 오전 6시 2300여명에서 9시 현재 6000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여기에 체포영장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 약 30명까지 관저 앞에 집결, 정문 앞에서 체포 저지를 위한 대오를 짜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측은 주말 사이 경호처 버스를 외부 정문 앞에 세워두는가 하면 내부에 원형 철조망을 설치, 2차 영장 집행 저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가 넘어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일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저 앞 분위기는 양 극단으로 갈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공수처가 체포영장에서 손 뗐다” “공수처가 포기했다”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체포를 촉구한 시민들은 공수처를 성토하며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까지 버티겠다는 태세를 보였다.
비상행동은 10시 기자회견에서 “적법한 법원의 영장을 들고도 단 한번의 체포시도에 그쳤던 공수처의 무능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수처의 무능함과 우유부단함을 강력히 규탄한다. 윤석열 체포가 끝나고 나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