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악성 댓글 끝까지 추적·처벌

2025-01-06 13:00:11 게재

유가족 보상 관련 비방글 30대 남성 검거

국가애도기간 28만5천여명 분향소 찾아

경찰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는 내용의 악성 게시글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일 기준 참사 희생자 및 유가족에 대한 악성 게시글 99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날 참사 유가족 보상 관련 비방성 글을 올린 혐의(모욕)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참사 관련 사이버 악성 게시글·영상 게시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유가족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유언비어와 악성 글 게시를 삼가달라”고 밝혔다.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것은 참사와 관련한 가짜뉴스와 유가족을 향한 악성 댓글이 무차별적으로 퍼지면서 2차 가해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튜브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번 참사가 조작됐다는 주장부터 테러의 일환이라는 주장, ‘계엄과 내란을 덮기 위한 공작’이라는 음모론, ‘사고기 기장은 여성’과 같은 사실과는 거리가 먼 허위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간 온라인을 중심으로 나온 각종 악성 가짜뉴스로 인해 유가족들은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참사 당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가족만 횡재’라는 조롱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전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남은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역시 즉시 멈춰주시기 바란다”며 “관계 당국에선 강력하게 처벌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눈물을 보였다.

참사 당시 장면이 촬영됐다는 이유로 이번 참사가 예정된 테러 혹은 계엄과 탄핵 정국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간 매번 참사 때마다 이 같은 악성 가짜뉴스나 조롱성 게시글은 온라인상을 뒤덮었다. 지난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희생자들이 마약 복용을 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횡행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유가족을 겨냥한 다양한 가짜뉴스가 돌았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4일까지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과 무안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 서울시청 본관 등 전국 105곳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총 28만5060명의 시민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사고 발생 지역인 전남도에서는 5만9812명, 광주에서는 2만9234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았다.

합동분향소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순차적으로 설치됐다.

당국과 지자체 등은 당초 대부분 합동분향소를 국가애도기간까지 운영하기로 했으나, 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전남·광주 23곳과 기타 지역 37곳 등 총 60곳의 분향소 운영을 연장하기로 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