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첫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2025-01-07 13:00:01 게재

트럼프 취임 앞두고 존재감

한미외교장관 회담 도중

북한이 6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고 밝혔다. 7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평양시의 한 발사장에서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신형 IRBM 시험발사를 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화상감시체계로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통신은 “평양시 교외의 발사장에서 동북방향으로 발사된 미사일의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는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였다며 “1차 정점 고도 99.8㎞, 2차 정점고도 42.5㎞를 찍으며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하여 1500km계선의 공해상 목표가상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형극초음속 미사일의 발동기동체 제작에는 새로운 탄소 섬유 복합 재료가 사용됐다”며 “비행 및 유도조종체계에도 이미 축적된 기술들에 토대한 새로운 종합적이며 효과적인 방식이 도입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현 시기 적대 세력들에 의하여 국가에 가해지는 각이한 안전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가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과 같은 위력한 신형무기체계들을 부단히 갱신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할 바 없이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 어떤 조밀한 방어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국가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평양 지역의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이 출동하는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정오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IRBM 1발은 사거리 3000~5500㎞의 중거리급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초기 평가됐지만, 실제로는 1100여km를 날아 동해상에 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약 2주 앞둔 시점에 괌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견제구를 날리면서도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여진다. 김 위원장이 “이것은 공격적인 구상과 행동인 것이 아니라 명백히 자체 방위를 위한 구상과 노력”이라며 이번 시험발사가 주변국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지난해 11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이후 두 달만이며, 특히 이날은 서울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이어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가 북한에 첨단 우주 및 위성기술 공유의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 핵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북핵 문제와 북러 협력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며 “오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빈틈없는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를 통해 그 어떤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다”며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발사 장소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쓰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식 발사대(TEL)를 운용 중인 정황도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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