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인터넷데이터센터 전용보험 상품 필요”
영국, 국가 주요시설로
한국은 일반사무실 분류
대형 서버 등 전산장비가 밀집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전용 보험상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은 대형 IDC 사건을 겪고도 첨단장비가 입주한 시설을 일반 사무실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해외에서는 IDC를 국가 주요시설로 분류해 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손유영 연구원은 ‘영국, 데이터센터를 국가 주요 인프라로 지정’ 보고서를 통해 “IDC산업 중요성이 증가하고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다양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IDC 전용 보험상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영국은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IDC를 국가 주요 인프라(CNI, Critical National Infrastructure)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유럽 내에서 독일 다음으로 많은 IDC를 보유하고 있다. 공급되는 전력(수전용량, 2024년 기준)은 약 2190MW으로 추정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2023년 데이터 흐름 모니터링 연구에 따르면 영국의 클라우드 서버 저장용량은 157엑시바이트(EB)로, 이탈리아(71EB)의 2배가 넘는다.
영국의 IDC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와 구조 파악은 물론 위험 용인에 대해 정부차원 관리,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다. CNI로 인정하면서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이미 호주와 독일도 IDC를 CNI로 지정해 관리감독하고 있다.
한국은 IDC를 국가 주요 인프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지능정보화 기본법’ 등을 통해 보안과 안전성을 관리하는 간접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IDC 화재를 겪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데이터센터 화재보험 가입시 일반 사무실로 취급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2022년 10월 경기도 판교에서 발생한 SKC&C IDC 화재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전기 누전으로 불이 시작돼 복구가 될 때까지 입주한 기업들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게 카카오톡 서비스 중단이다.
화재 이후 지적된 것이 화재보험의 IDC 분류다. 보험사는 화재보험을 인수할 때 건물의 화재 위험도와 중요도 등을 따지는데, 대부분 보험사가 IDC를 일반 사무실로 분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화국이나 통신국 등으로 분류하는 곳도 있지만 이 역시 위험도를 낮게 평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손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특성상 화재나 자연재해 사이버공격 등 정확한 위험평가를 통해 사고 발생시 보상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