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가짜뉴스…윤 체포 지연 속 갈등격화

2025-01-08 13:00:09 게재

일부 유명인들 ‘계엄 지지’ 물의 지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지연되는 가운데 일부 극렬 지지자들의 도 넘는 행태와 가짜뉴스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가 탄핵 찬성 시민에게 손찌검을 하는 사건이 논란을 일으켰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탄핵 찬성 시위하는 사람 뺨 때리는 2찍(윤석열 지지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찍힌 영상 속에는 한 여성이 탄핵 찬성 1인 시위 중이던 다른 여성의 손팻말을 빼앗으려다 손을 들어 올려 여성의 뺨을 내리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피해여성은 해자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조회수 130만회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앞서 관저 인근 탄핵 찬성 집회에서 경찰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을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기도 했다.

5일 직장인 익명 플랫폼 ‘블라인드’에서는 민주노총 집회를 막고 있던 경찰관이 무전기에 찍혀 혼수상태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이 이 글을 소개하며 “민주노총 조합원이 경찰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이런 가짜뉴스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포하는 행위 또한 윤석열 내란범을 비호하는 너절한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호영 경찰청 차장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해 경찰관과 관련해 “경상”이라며 “무전기를 던져 맞아 세 바늘 정도 꿰맸다”고 설명했다.

대학교나 정부기관을 사칭한 가짜 문서도 퍼졌다.

이달 3일 이화여대 5개 동아리 명의로 ‘국민을 지킨 대통령, 이젠 우리가 지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이 온라인에 배포됐다. 여기엔 “의회가 독재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내란의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을 서두르고 있다”는 등의 주장이 담겼다.

이 문서는 학교측과 거명된 동아리에 따르면 위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12.3 서울특별계엄행동상장’이라는 정체불명의 문서가 ‘국가보훈부상장실’ 명의로 온라인을 떠돌기도 했다. 이 상장에는 윤 대통령 직인이 찍혀있었다.

상장에는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 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가와 국민방위의 군인 본분과 중책을 훌륭히 완수했으므로 상을 수여한다”고 쓰여 있었다. 이는 위조된 문서라는 게 보훈부 설명이다.

일부 보수성향 유명인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지지하고 체포를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보수 연예인인 가수 김흥국은 2일 “대한민국을 지키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는데 이번 주가 고비라고 한다, 조금만 더 힘을 합쳐서 우리가 뭉치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며 윤 대통령 체포 저지를 독려했다.

배우 최준용은 이달 3일 윤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에서 “(계엄을) 좀 제대로 하시지, 이렇게 쉽게 끝낼 거 뭐 하려고 하셨나 솔직히 아쉬웠다”고 말하는 등 윤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옹호했다가 자신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당이 이른바 ‘별점테러’를 당했다.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 지키는 길”이라는 등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가수 JK김동욱은 25일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 예정된 신년음악회 출연이 취소됐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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