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통제, 미 기업에 타격”

2025-01-10 13:00:32 게재

미국 기술업계 공개 반발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호소

미국 기술 업계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을 더욱 강력하게 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규제가 미국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공개적인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호소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기술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10일 발표할 AI 반도체 수출 통제안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들은 또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적 여파가 큰 규제를 결정해도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반도체 수출통제안은 현재도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해 여러 적용되고 있는 수출 통제를 더욱 확대해 중국이 다른 나라를 우회해 반도체를 수입할 가능성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우방이 아닌 동남아시아와 중동국가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중국이 이들 국가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경제적 차원에서 AI 데이터센터를 가급적 미국에 짓도록 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이 규제안이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한 기업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AI 반도체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도체 굴기’를 꾀하고 있는 중국이 오히려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를 차지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등 기업은 국제 판매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의회와 백악관 관계자들을 만나 규제에 반대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들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면 기술 기업들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호소하고 있다. 새로운 규제의 생존권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그가 취임하면 이번 수출규제를 어떻게 할지는 불투명하다고 관측했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 측의 인사 다수가 중국에 강경한 입장이라면서 새 규제를 막으려는 기술 기업들의 싸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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