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엄 때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 지시”

2025-01-14 09:19:23 게재

허석곤 소방청장 밝혀

경찰에 지시했을 수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일부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전·단수에 협조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국회를 통해 알려진 것이다.

허 청장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월 3일 계엄 발표 이후 대책회의에서 이상민 전 장관으로부터 지시사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회의 중에 전화를 한번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통화 내용이 주요 언론사 단전 단수와 관련된 내용이었나”라고 재차 묻자 “단전 단수 지시가 명확하게 있던 것 아니고 경찰에서 협조요청이 있으면 (소방청이) 협조해줘라, 이런 뉘앙스였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이 요청한 단전·단수 대상 언론사도 일부 확인됐다. 허 청장은 이 전 장관의 단전·단수 지시 대상 언론사와 관련해 “좀 오래됐는데, 3개 더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한겨레 경향신문 MBC (김어준의)뉴스공장”이라고 답했다.

소방청은 이 전 장관의 지시와 관련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단전은 한전, 단수는 지자체 업무인데 소방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허 청장과 이 전 장관 통화내용이 공개되면서 이 장관이 비상계엄 당시 경찰을 직접 지휘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근거는 허 청장과 통화에서 언급한 ‘경찰의 협조요청’이다. 전후 상황으로 볼 때 경찰이 언론사를 장악하거나 통제할 것이라는 점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경찰에 직접 언론사 장악을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은 구속된 경찰 수뇌부 조사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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