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국 3대 수출시장 등극
지난해 18% 증가한 1620억달러 … 사상 처음 일본 제쳐
베트남이 지난해 중국의 3대 수출시장으로 올라섰다.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제쳤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베트남에 1620억달러를 수출했다.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반면 2023년까지 3대 시장이었던 일본에 대한 중국 수출액은 1520억달러에 그쳤다. 중국의 대 한국 수출액은 1460억달러였다. 중국의 제1, 2 수출시장은 미국과 홍콩이다.

빠르게 증가한 중국의 베트남 수출품목은 대개 전자부품이었다. 급증한 10대 수출품목 중 △메모리칩 40억달러 △프로세서 20억달러 △LCD모듈 10억달러 △휴대폰 부품 8억9500만달러 △컴퓨터 부품 8억7500만달러 △OLED모듈 7억1200만달러 △리튬이온배터리 6억1500만달러 △인쇄회로기판 5억3400만달러 등 8개가 전자부품이었다. 전자부품이 아닌 나머지 2개는 △열연강판 5억4600만달러△저부가가치 품목 4억2900만달러였다.
베트남은 중국에서 수입한 전자부품 등을 조립한 뒤 미국 등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이같은 무역로 우회는 기업과 소비자에겐 비용 증가라는 리스크를 안긴다. 하지만 베트남에게는 큰 혜택이 된다. 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 공급망을 다각화하면서 대 베트남 투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삼성전자, 중국 럭스쉐어정밀공업,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은 최근 수년간 베트남 생산시설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휴대폰과 노트북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호황도 베트남 투자를 늘린 주요 요인이었다. 훙하이정밀은 지난해 베트남 자회사에서 엔비디아의 AI 그래픽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집적회로(IC)와 인쇄회로기판(PCB) 등 핵심부품은 중국에 아웃소싱했다.
대부분의 완제품은 미국시장으로 향했다. 지난해 1~11월 베트남의 대미 수출흑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관심대상국에 다시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는 베트남과의 무역수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1기행정부 시절인 2019년엔 베트남을 ‘가장 나쁜 착취자(the single worst abuser)’로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미 베트남과의 무역을 조정하고 있다. 바이든정부는 지난해 말 베트남과 다른 동남아국가들이 만든 태양광패널에 관세를 부과했다. 태양광패널 대부분은 중국기업들이 미국의 대중국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로 우회한 뒤 만든 것이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