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명 참여 세계 최대 ‘인간모임’ 인도서 열려

2025-01-17 13:00:00 게재

강물 목욕 힌두축제 ‘쿰브 멜라’

6주간 진행, 화장실만 15만개

세계에서 가장 큰 ‘인간모임’으로 알려진 ‘마하 쿰브 멜라’축제가 지난 13일 인도에서 시작됐다. 힌두교의 주요 행사인 ‘마하 쿰브 멜라’ 축제는 12년마다 인도 북부 도시인 프라야그라즈의 갠지스강과 야무나강 유역에서 열린다. 인도 당국은 최대 4억명의 사람들이 향후 6주 동안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이 장소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힌두교에서 ‘쿰브’라는 용어는 꿀 항아리를 의미하고 ‘멜라’는 박람회 또는 모임을 의미한다. 힌두교는 불멸의 꿀을 놓고 신과 악마가 우주적 전투를 벌이는 동안 이 꿀 한 방울이 인도의 네 곳에 떨어졌다고 믿는다. 이 장소들은 신성한 곳이 되었고 쿰브 멜라는 이 사건을 기념하는 행사다.

신도들은 쿰브 멜라 동안 신성한 강에서 목욕하면 영혼이 정화되고, 죄가 없어지고, 영적 구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쿰브 멜라는 매년 기념되지만, 마하(위대한) 쿰브 멜라는 12년에 한 번씩 거행되기 때문에 가장 성스러운 행사로 여겨진다.

목욕은 매일 이루어지지만, 가장 길한 날에는 알몸에 재를 묻힌 승려들이 새벽에 성스러운 강으로 달려간다. 많은 순례자들이 축제 내내 머물며 고행을 하고, 자선을 베풀고, 매일 일출에 목욕을 한다.

14억 명이 넘는 인도 인구 중 약 80%(약 11억명)가 힌두교를 믿고 있는 상황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쿰브 멜라를 자신의 통치 기반 강화에 활용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총선에서 힌두 민족주의 부상을 주요 이슈로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축제에 참석하도록 전 세계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행사의 규모는 놀랍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마지막 축제인 2013년에는 행사가 열린 프라야그라즈에 1억 2천만 명이 모였다. 종교적으로 덜 중요한 2019년 중간축제에는 2억 4천만 명이 모였다. 올해는 약 600만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도시에 4억명의 사람들을 수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정부 관리들은 말했다. 준비 과정에서 주정부는 1만에이커(약 40㎢) 면적에 임시 캠프장을 건설했으며, 수만 개의 텐트와 15만개의 화장실, 도로, 주차장, 수도 및 전기 인프라, 수천 대의 보안 카메라와 드론을 갖추었다. 인도 철도는 축제 기간 동안 3000회 이상의 여행을 완료할 98대의 특별 열차를 도입했다.

주 정부는 올해 행사에 7억 6500만 달러 이상을 할당했다고 밝혔다. 이런 비용은 이전 축제에서 발생했던 치명적인 사고와 질병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3년 행사에서는 3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약 4억 명이 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드론과 AI 기반 카메라를 사용하여 보안이 강화되었다. 지상에서 최대 120m까지 날 수 있는 고정 드론은 위에서 군중을 모니터링하고 보안 또는 의료 지원이 필요한 지역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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