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오늘 헌재 출석…지지층 결집 의도

2025-01-21 13:00:08 게재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첫 공개석상

지난 변론엔 불출석, 체포 후 달라져

“변론 통해 정치적 메시지 전달” 분석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 심판에 출석한다. 윤 대통령이 출석할 경우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공개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또 지난 14, 15일 두 차례 진행됐던 헌재 재판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이날 헌재에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발생한 ‘법원 난동’ 사태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헌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안전’ 등을 이유로 수사기관 출석을 거부한 것과 달리 탄핵 심판에 출석하는 것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 전달’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헌재 변론은 내용이 공개되는 만큼 정치적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와서 헌법재판의 심판 과정에서 자신의 변론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헌재 변론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자신들의 적극적인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지지층에 대해서 나를 옹위해 주고 옹호해 달라고 하는 메시지를 그동안에 계속 전달하지 않았느냐”면서 체포 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마지막 창구로 헌재 변론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공수처 수사를 부정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지지자들의 불법 행위를 옹호하며 선동했다.

15일 체포된 윤 대통령은 16, 17일 공수처의 조사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고, 19일 새벽 구속된 뒤 당일 오후 2시와 20일 오전 10시 조사에 출석하라는 공수처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지 않은 윤 대통령은 체포 후 담화 형태의 직적접인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수사 거부’라는 행동으로 옥중 메시지를 내보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예정된 탄핵심판에 계속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헌재 변론 출석을 통한 ‘옥중 정치’로 여론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순수한 결집이 아니라 극렬 지지자들의 법원 난입 사태로 귀결됐듯 잘못된 여론전으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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