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탈규제에 미 금융독주 지속

2025-01-22 13:00:06 게재

다보스포럼 참석한

미·유럽 은행들 전망

미국 트럼프 2기정부의 탈규제 기조가 미국의 금융경쟁력을 더 강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포럼(20~24일)에 참석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은행장들은 트럼프 시대를 맞은 미국 은행들이 유럽 은행들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 CEO 안드레아 오르첼은 “탈규제와 관련해 미국은 유럽을 한참 앞설 것이다. 유럽 은행들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두려워하는 진짜 경쟁자들은 바로 미국 은행들”이라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도 이에 동의했다. JP모간체이스 자산관리부문 CEO인 메리 어도스는 “트럼프정부는 매우 친기업적인 사업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미국 은행들이 전세계 다른 나라 은행들을 계속 앞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정부의 탈규제 기조는 미국 은행들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은행들과의 격차는 지난 10여년 동안 계속 커졌다.

블랙록 부회장 필립 힌데브란트는 “유럽은 규제에 대해 각성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와 관련해 전세계 은행들의 가장 큰 관심은 바젤III 자본확충규정 실행이다. 주요 은행들은 “자본을 더 많이 쌓아두라는 규정은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확대능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 올해부터 시행키로 국제적으로 합의됐다.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규제 시행을 미루고 있다.

미국은 아직 바젤 규제안을 채택할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2023년 미국 금융당국이 마련한 규정에 월가 금융업계는 강력 반발했다. 규제당국이 지난해 말 다소 완화된 안을 꺼내들었지만, 은행들이 새로운 규정을 언제부터 지켜야 하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영국중앙은행도 미국 규제적용 시기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어 바젤 규제안 적용을 1년 연기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탈규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 CEO 베티나 올로프는 “EU는 일부 금융규제를 단순화해야 한다. 최소한 추가적인 규제를 시행하는 것만이라도 재고했으면 좋겠다. EU는 미국과 영국의 움직임을 고려해 기존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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