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심판’ 김용현 증인 발언 관심
헌재, 4차 변론 … 윤·김, 수사 이후 첫 대면
‘포고령 1호·최상목 쪽지’ 등 논란 해소될 듯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 증인으로 나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3차 변론에서 부인했던 ‘최상목 쪽지’와 김 전 장관과 진술이 엇갈리는 ‘포고령 1호’ 관련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해소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만나는 건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수사가 본격화 된 이후 처음이어서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오후 2시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을 연다. 이날부터 헌재는 증인신문에 나선다.
김 전 장관은 헌재가 소환하는 첫 증인이다. 구속기소된 김 전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증인 출석 방침을 전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면서 사전에 모의하는 등 비상계엄 사태 2인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주요 내란 혐의 피의자 중 처음으로 구속기소됐다.
증인신문은 김 전 정관을 증인으로 신청한 윤 대통령측이 먼저 주신문을 하고, 국회측이 반대신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헌재는 효울적인 변론을 위해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각각 30분씩, 재주신문과 재반대신문을 각각 15분씩 배정했다.
윤 대통령측과 국회측은 계엄 선포 배경, 포고령 작성, 2차 계엄 실행 여부 등 사태 전반에 대해 신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수감 중인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그는 신문 과정에서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 부정선거 의혹 등 윤 대통령측과 비슷한 주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게엄포고령 1호에 대해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직접 심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측은 “계엄포고령 1호는 김 전 장관이 ‘국회 해산권이 있을 당시의 예문’을 그대로 베껴 온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은 아니며 김 전 장관의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측은 “착오가 있는 것 같다. 김 전 장관이 초안을 쓰고 대통령이 검토한 것”이라며 책임 소재를 윤 대통령에게 돌린 바 있다.
이날 증인 신문에서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한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등을 지시한 쪽지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3차 변론기일에서 해당 쪽지에 대해 ‘국가비상입법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최 대행에게 준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저는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후 언론을 통해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봤다”며 “기사 내용은 부정확했고,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밖에 없는데 김 전 장관이 구속돼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측은 지난 20일 김 전 장관이 직접 비상입법기구 관련 쪽지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측 유승수 변호사는 “비상입법기구는 헌법 제76조 제1항 긴급재정입법권 수행을 위해 기재부 내 준비조직 구성과 예산확보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최 대행이 문제의 쪽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변론기일에선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사이에 가림막이 설치될 지도 관심이다. 국회는 지난 3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신문 진행시 윤 대통령이 퇴정하거나 증인과 윤 대통령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헌재는 재판관 평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한 만큼 이날 증인 신문에 앞서 방침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