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계엄 문건 논란…김용현 “6~7장 된다”

2025-01-24 13:00:10 게재

한덕수·이상민·조지호 등 추가 문건 수령자 꼽아

한 총리 “받은 바 없다” … 조 경찰청장 “찢어버려”

비상계엄의 전모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증거 중 하나인 ‘계엄 문건(쪽지)’ 수령자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문건에는 국회 무력화 등 각종 위헌·위법적인 내용이 적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건의 내용 및 수령자 등을 밝혀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스스로 계엄 문건 작성자라고 밝히며 “6~7장 된다”고 주장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 탄핵심판 4차변론 증인 출석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그동안 거론됐던 계엄 문건은 계엄 선포 직전 삼청동 안가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게 전달된 문건, 계엄 국무회의 때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장관에게 전달된 4건뿐이었다. 이와 관련해 조 청장은 문건을 들고 나와 “찢어버렸다”고 밝힌 바 있고, 최 부총리는 해당 문건을 폐기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최 부총리가 제출한 문건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제목 아래 예비비 조속 편성, 국회 관련 각종 운용자금 완전 차단, 국가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문건은 이날 헌재에서 증거로 채택됐다.

이번에 추가적인 문건 수령자로 지목된 사람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한 총리는 문건 수령을 부인하고 있다. 한 총리는 지난 15일 국회에 출석해 문건에 대해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이 문건 전달을 다시 주장한 후에도 한 총리측은 ‘문건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문건 수령 여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계엄 당시 이 전 장관이 일부 언론사에 대해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문건에 관련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엄 문건의 내용과 실제 전달 여부 등이 향후 밝혀져야 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중이다.

계엄 당일 최상목 부총리에게 전달된 문건에 대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입장 밝히기를 피했던 윤 대통령은 계엄 문건의 존재 자체를 아예 몰랐던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지난 21일 헌재 변론에서 윤 대통령은 “(문건을)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후 언론을 통해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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