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작년 11월까지 누적 신규연체액 30조 육박

2025-01-24 13:00:26 게재

전년 대비 6조4천억↑…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대기업 하락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은행의 누적 신규연체액 규모가 3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채권 정리 등을 통해 신규 연체채권이 모두 부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수록 신규 연체 발생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11월 국내은행 원화대출의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2조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었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를 늘렸지만 신규 연체 발생액이 증가하면서 11월 은행 연체율(0.52%)은 전월(0.48%) 대비 0.04%p 상승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신규연체액은 2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2조9000억원) 대비 6조4000억원 증가했다. 2023년 한해 누적 신규연체액(25조1000억원) 보다 4조2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60%로 전월말(0.56%) 대비 0.04%p 올랐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78%로 전월말(0.74%) 대비 0.04%p 올랐고,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71%로 전월말(0.65%) 대비 0.06%p 상승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014년 11월(0.72%)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3%로 전월말(0.04%) 대비 0.01%p 하락했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대출 등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75%로 전월말(0.70%) 대비 0.05%p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개인사업자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개인사업자는 336만8133명이며 대출(개인사업자대출+가계대출) 잔액은 1125조3151억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3분기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이 1.70%라고 밝혔다. 개인사업자 대출 전체에 연체율 1.70%를 적용하면 연체규모는 19조1303억원에 달한다.

전체 대출금액의 65% 가량은 50·60대가 빌렸다. 50대 개인사업자의 대출 규모는 366조3836억원(32.6%), 60대 이상 대출은 370조9036억원(33.0%)이다. 50·60대 개인사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95만7971명(47.1%)으로 개인사업자 전체 다중채무자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번 연체율 통계는 ‘12.3 내란사태’를 반영하지 못한 만큼 지난해 12월 이후 내수침체가 더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연체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들이 통상 분기말(연말)에는 연체채권을 대규모로 정리하는 만큼 연체율이 하락하는 착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41%로 전월말(0.38%) 대비 0.03%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월말(0.25%) 대비 0.02%p 올랐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0.82%로 전월말(0.76%) 대비 0.06%p 상승했다.

금감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및 내수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취약부문에 대한 충당금 적립 확대 등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고,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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