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법치 흔들기 … 중도층 시선은 냉정

2025-02-03 13:00:40 게재

‘서부지법 사태’ 이후 양당 지지율 벌어져

중도층에선 탄핵안 통과 이후 최대 격차

▶1면에서 이어짐

윤석열 대통령 수사과정에서 사법부 때리기로 지지층 결집이라는 학습효과를 얻은 국민의힘이 헌재 흔들기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도 넘은 사법부 흔들기에 대한 중도층의 시선은 냉정하다. 여당의 사법부 흔들기 기조가 이어질 경우 보수 지지층의 결집에는 성공할지 모르나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도층 공략에는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3 계엄 전후 중도층의 정당지지율 추이를 보면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기점으로 중도층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호감은 다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매주 발표하는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정치성향이 ‘중도’인 응답자의 지지율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통과 직후인 지난해 12월 셋째주 국민의힘(13%)과 더불어민주당(46%)의 지지율 격차는 3배 이상 벌어졌다.(전국 만 18세 이상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이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후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가 진행되고 체포영장 집행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등했다. 3주 전 13%에 불과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1월 둘째주 24%, 1월 셋째주 28%로 올랐다. 이 기간 동안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권한 없는 수사를 벌인다며 ‘불법수사’라고 주장했고 이러한 메시지가 보수층 결집에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1월 중순 상승세를 보였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1월 넷째주에 24%로 꺾였고, 반대로 민주당 지지율은 44%로 크게 올랐다. 탄핵안 통과 직후만큼의 격차는 아니지만 양당간 좁혀졌던 지지율이 다시 크게 벌어진 것이다.

1월 넷째주 조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서울서부지법 사태였다. 당시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대하는 극렬 지지자들은 법원에 무단침입, 구속영장 발부한 판사를 수색하는 등의 난동을 부렸다.

중도층의 정당지지율 추이는 전체 정당지지율에 비해 법원 난동 사태 이후 더 두드러지게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중도층에서 법치주의를 흔드는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가 더 냉정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사법부 흔들기를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관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마은혁 후보자 임명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3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마은혁 후보자까지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재판관 9명 가운데 4명이 우리법연구회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면서 “많은 국민들은 헌재가 민주당과 한편이 되어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신속 진행에 대해서는 “탄핵심판이 무리한 속도로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에서 이렇게 트집을 잡고 생떼를 쓰는 것은 탄핵 인용 결정이 나왔을 때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 또는 적극적인 극렬 지지층을 계속 결집시키기 위한 그런 정무적 요인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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