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윤 대통령이 의원 끌어내라 지시” 재확인
“의원 아닌 요원” 김용현 주장에 “안에 요원 없는데” 반박
“해병대 박정훈 대령 사건 군판사 성향 파악 지시” 증언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말을 바꾸거나 답을 거부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달리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12.3 내란’ 사태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거듭 확인했다.
곽 전 사령관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대통령이 저한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했다”며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하셨다”고 증언한 것과 일관된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21일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자 이튿날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 나와 “(윤 대통령의 체포·구금 지시는) 분명하게 제가 사실이라고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린다”고도 했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국회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요원 빼내라’가 ‘(국회)의원 빼내라’로 둔갑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6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에서 “본회의장에 들어갔던 일부 인원이 있고 밖에 있던 인원이 있었는데, 전임 장관(김용현)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들을, 요원들을 밖으로 빼내라고 들었다”고 했다가 김 의원이 “국회의원들을요”라고 되묻자 “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측은 이를 문제 삼아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과 입을 맞춰 ‘요원’을 ‘의원’으로 뒤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유튜브에선 제가 작전 요원들을 빼내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김 의원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것이죠’라고 물어서 두 가지 사실이 다 맞다는 의미로 ‘맞다’고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12월 4일 0시 20분부터 35분 사이 대통령과 김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던 것이 맞다”며 “당시 707특임단 작전요원들은 본관 안에는 아무도 안 들어가 있는 상태였는데 요원을 빼내라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김 전 장관측 주장을 반박했다.
곽 사령관은 윤 대통령측이 질서유지를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상계엄 상황이 발생하기 전이나 그 중간에 누구로부터도 ‘질서를 유지하라’, ‘시민을 보호하라’, ‘경고용이다’라는 말을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군 병력 철수와 관련해서도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과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측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직후 병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철수)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해제 의결 뒤 김 전 장관에게 제가 ‘철수하겠다’고 했고, 김 전 장관은 ‘알았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선 여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당일 해병대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을 담당했던 군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나승민 방첩사령부 신원보안실장은 “(계엄 당일) 자정 무렵 (여인형) 사령관이 대령 한 명과 중령 두 명, 소령 한 명 등 4명의 인적 사항을 불러줘 사무실에 복귀한 후 확인해 보니 군 판사였다”고 했고,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 판사들이 “중앙군사법원장과 해당 사건(박 대령 사건)의 주심 판사, 배석 판사, 영장 전담 판사”라고 밝혔다. 추 의원은 “포고령 위반자에 대한 처분을 염두에 둔 조치”라며 “굉장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