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표심’은 어디로 ② 2030남성 보수화 고착됐나

청년세대 표심 ‘민주당→국민의힘’ 이동 10년간 이어졌다

2025-02-13 13:00:37 게재

호남서도 30%는 보수진영 지지

남성과 여성의 반대 행보 주목

“민주당 대응이 만들어낸 현상”

▶1면에서 이어짐

2012년 이후 빠르게 전개된 ‘2030 남성의 민주당 이탈과 국민의힘 지지’ 현상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청년층의 민주당 지지 이탈 흐름이 조기대선에서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의 소리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호남(광주 전남북) 거주 만 18세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 72%, 국민의힘 15%, 조국혁신당 5%, 개혁신당 2%로 나왔다. 20대(18세~29세)와 30대는 민주당에 각각 65%, 62%의 지지를 표하고는 국민의힘(19%, 19%), 개혁신당(6%, 4%) 등 보수진영에도 20%이상의 지지율을 보여줬다.(무선 ARS,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조기대선에서의 민주당 후보 지지 의사도 70%대(20대 70%, 71%)를 보였지만 국민의힘 후보(20%, 17%)나 제 3지대 후보(6%, 3%)를 지지하는 비율도 합하면 20%를 넘어섰다. 민주당 유력주자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신뢰도는 20대의 경우 56%, 30대는 53%였다. ‘신뢰하지 않는다’가 각각 31%, 34%였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를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호남지역 20대와 30대 유권자 비율인 76%, 77%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당시 윤석열 후보엔 18%, 17%의 표를 줬다.(지상파 3사 출구조사) 청년층의 민주당 지지 이탈 현상은 민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 지역인 호남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실시한 전국 단위 조사는 청년층 표심이 ‘반민주당’ 추세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가능케 할 정도다.

지난달에 전화면접조사로 실시한 후 연령대와 성별 수치를 공개한 2개의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의 국민의힘 선호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22~23일 YTN과 엠브레인퍼블릭의 정당지지율 조사(1003명)에서 민주당이 38%, 국민의힘이 42%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을 보였다. 하지만 20대는 민주당 23%, 국민의힘 36%였고 30대는 37%, 35%였다. 특히 20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8.0%에 그친 반면 국민의힘은 56.0%에 달했다. 30대 남성 역시 민주당 17%, 국민의힘 47%였다. 여성의 경우엔 20대에서 민주당(39%)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15%)을 크게 앞섰고 30대에서도 민주당 지지율 59%, 국민의힘 지지율 22%로 나왔다.

같은 달 23~25일 SBS-입소스 전화면접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왔다.(1004명)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9%의 동일한 정당지지율을 얻었다. 20대와 30대 지지율은 각각 29%(민주당) 대 30%(국민의힘), 33% 대 36%로 오차 범위 안에 있었다. 하지만 2030 남성은 18% 대 44%로 국민의힘 지지비율이 월등히 높았고 여성은 45% 대 21%로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함을 보여줬다. (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30세대와 중도층 여론상황을 잘 아는 모 민주당 인사는 “2030세대는 40대 이상이 갖고 있는 진보 보수의 성향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면서 “국민의힘의 신선한 인물이나 정책이면 지지하는 것이고 민주당의 옛날식 정책은 구리다고 보고 외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30세대의 보수화는 적절하지 않은 분석이고 다만 민주당이 2030세대가 호응할 만큼 신선하거나 미래지향적이지 않고 공정이나 정의, 합리 등에서 멀어져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기울어진 2030세대를 끌어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년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50%를 득표하면서 국민의힘(45%)을 5%p차이로 밀어내며 지역구 254석 중 161개를 얻어내는 압도적인 승리를 얻은 상황에서도 2030세대는 미온적이었다. 특히 20대와 30대 남성은 1%p 이상씩 국민의힘에 더 많은 표를 밀어줬다.

2030 청년들 만난 국민의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외교 관련 2030 청년 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2030 남녀간 입장이 갈라지는 이유에 대해 “2030이 진보 또는 보수의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정당을 지지한다기보다는 페미니즘 이슈 발생을 기점으로 이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페미니즘 이슈 발생 후 여성관련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국민의힘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준규 ·박소원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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