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독감, 좀 더 아픈 감기가 아니다
겨울철 독감환자가 이어지면서 예방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으로 인플루엔자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유명가수의 부인이 일본 여행 중에 독감에 걸린 후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독감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1월 첫주 독감 의심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으로 보고됐다. 10명 중에 1명 꼴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감의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백신접종과 적절한 치료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이 독감을 ‘좀 더 아픈 감기’로 여기지만 독감은 감기보다 훨씬 심각한 질환이다. 리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기는 증상이 경미한 데 비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은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 또한 폐렴, 심장질환 악화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실 감기 바이러스에는 별다른 치료약이 없지만 독감 바이러스는 다행히 치료제와 예방약이 있고 예방백신도 있다. 따라서 독감에 대처하는 방법은 1차적으로 백신접종, 독감 증상이 있는 경우 빠른 치료제 투여, 환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 예방약 복용이다.
치료제 48시간 이내 복용해야 효과적
여기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성 질환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세포에 들어가 숙주세포의 효소를 이용해 복제되고, 바이러스 단백질을 합성해 여러개의 바이러스를 만든 후 숙주세포에서 방출되어 주변 세포를 감염시키고 확산된다. 이러한 과정은 72시간이 걸린다.
독감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복제과정을 억제해 바이러스를 합성하지 못하게 하거나, 합성된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 주변 세포로 감염시키거나 확산하지 못하도록 한다. 따라서 독감 치료제는 초기 증상이 나타난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적이다.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에 널리 알려진 오셀타미비어(타미플루 등)는 5일 동안 아침 저녁으로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한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 내성이 생기거나 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 경구제로 복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나미비어(리렌자로타디스크)라는 5일간 하루 2번 흡입하는 흡입제를 사용한다. 이 두 약물은 예방약으로도 사용하는데 환자에게 노출 후 48시간 이내에 하루 한번 열흘간 투여한다.
또한 페라미비어(페라미플루 등)는 주사제로 한번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설사, 이차성 세균감염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정맥 주사제라 병원에서만 투여할 수 있다. 또 비급여라는 제한도 있다. 이외에도 한번 복용으로 치료 효과가 있는 발록사비어(조플루자)는 경구제로 편리하지만 비급여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소아·청소년에게 투여할 경우 인과 관계는 확실하지 않지만 경련 섬망 이상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 2일간 혼자 있지 않도록 하는 등 보호자의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인플루엔자 감염에 취약한 계층은 독감에 걸리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독감예방 백신은 매년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맞춰 새롭게 개발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약한 바이러스를 소량 몸에 주입해 면역세포가 이를 기억하도록 하고 이후 실제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체계가 빠르게 반응해 감염을 막거나 증상을 가볍게 해 준다.
질병관리청은 매년 9~11월 사이에 예방접종을 권장하며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 등 감염에 취약한 계층은 지정된 위탁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금년에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H1N1과 H3N2형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어, 한번 독감에 걸렸더라도 다른 변종으로 재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독감을 앓았던 경험이 있더라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 앓았더라도 예방접종 받는 것 중요
독감 예방을 위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면역강화를 위해 균형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도록 한다.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다. 특히 고위험군에게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백신접종과 개인위생 강화, 그리고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가족과 예기치 않은 이별 같은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올바른 예방과 치료법을 실천하고 건강한 겨울을 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