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리더십 ‘난기류’…“재신임” “사퇴” “쌍방 재신임”

2026-02-03 13:00:41 게재

소장파, 장 대표에 재신임 투표 요구…친한계, 연일 사퇴 압박

장 대표, 4일 거취 표명…“징계 잘못됐다면 정치적 책임진다”

지도부, 친한계·소장파·오세훈에 “동시에 재신임 묻자”

제1야당 국민의힘을 이끄는 리더십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소장파와 친한계(한동훈)는 당 지도부를 겨냥해 “재신임 투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지도부는 “국회의원직이라도 걸 거냐”며 반박한다. 실제 장동혁 대표 주변에서는 ‘쌍방 재신임 투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가 당원에게 재신임을 물을 테니, 소장파·친한계·오세훈 서울시장도 동시에 재신임을 묻자는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총회, 국기에 경례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2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말 그대로 대혼돈이었다. 선출된 지 반년도 안 된 장 대표의 거취를 놓고 온갖 주장이 난무했다. 제1야당 리더십이 예측불허 상황에 내몰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친한계는 연일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도 친한계 의원들은 장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박정훈 의원은 SNS를 통해 “당의 절반 가까운 지지층을 가진 핵심당원을 헌법이 금지한 연좌제로 제명한 순간 이미 당을 대표할 자격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 사퇴를 요구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장동혁 디스카운트’를 거론하면서 “장 대표의 입장이 변화하지 않으면 (사퇴를 요구한) 제 입장도 달리질 수 없다”고 말했다.

소장파는 장 대표에게 재신임 투표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나와 “지도부가 책임당원이 늘었다며 당성 강화를 이야기한다면, 그런 논리라면 재신임 투표를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당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 받지 못하면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퇴와 재신임 투표 요구에 직면한 장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당원게시판 의혹) 경찰 수사를 통해 징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당원게시판 의혹 수사에서 한 전 대표가 결백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당장의 거취 논란에 대해선 “4일 예정된 교섭단체대표연설 이후에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가 4일 밝힐 거취 구상은 장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해 보인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2일 소장파의 재신임 투표 요구를 겨냥해 “당원들이 선택한 당 대표의 목을 치려고 한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걸 것인지 묻는다. 국회의원직이라도 걸겠는가”라고 말했다. 소장파의 재신임 투표 제안을 받겠지만 대신 소장파도 동시에 재신임을 받으라는 역제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장 대표 주변에서는 장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받는 대신 대표에게 재신임 투표 또는 사퇴를 요구한 소장파·친한계·오세훈 시장도 동시에 재신임을 받으라는 역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 투표 결과에 장 대표는 대표직과 의원직을 걸고, 소장파·친한계·오세훈 시장은 의원직과 서울시장 공천을 걸라는 것이다. 장 대표의 ‘당심’(당원 마음)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역제안이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동훈 징계’에 대해 찬성이 많은 편이다. 장 대표에 대해서도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장 대표가 4일 쌍방 재신임 카드를 꺼낸다고 해도 소장파·친한계·오세훈 시장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박정훈 의원은 “우리가 요구한 건 장 대표의 사퇴이지 재신임(투표)이 아니다”며 “윤 어게인 세력을 등에 업고 재신임 받으면 지방선거에 승리할 수 있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강성당심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재신임 투표를 받지 않겠다는 뉘앙스다. 결국 재신임 투표는 시도도 못해보고 ‘없던 일’이 될 공산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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