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면전…정부 부동산 대책, 수도권 선거판 흔든다

2026-02-03 13:00:38 게재

여야, 공급·세제 대책 놓고 공방 격화

주택 보유 여부와 세대별 표심에 영향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을 잡기 위한 고강도 대책을 발표하고 여론전을 펼치면서 부동산 문제가 수도권 지방선거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된 수도권 여건상 부동산 가격과 세제는 유권자 표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평가됐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일 정부 부동산 대책을 비판한 야권을 향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대한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 하시면 어떻겠느냐”고 직격했다. 전날에는 다주택자 양도세득제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까지 언급하며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에 대한 ‘억까(억지로 깎아내리기)’는 자중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 6만여 가구 공급’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해 의지와 함께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됐다.

오세훈 시장, 부동산정책협의회 발언 2일 국회에서 ‘국민의힘-서울특별시 부동산정책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한다고 깎아내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서울시와 부동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12월 기준 9.14% 상승했다”면서 “이재명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대통령이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말하는 그 순간에도 집값은 계속 올랐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주거 불안으로 돌아왔다”고 이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에 맞서 김동연 경기지사는 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국가 차원의 부동산 문제에 협조해야 한다”면서 “오세훈 시장 등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정부를 옹호했다.

이 대통령과 야당이 집값 안정 대책을 놓고 연일 공방을 이어가면서 부동산 대책이 6.3지방선거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6만여 세대 착공 시기가 오는 2027~2030년 사이로 예상되면서 선거기간 내내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부동산 대책은 주택 보유 여부를 비롯해 모든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휘발성 높은 사안이다. 역대 선거에서 유주택자는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여당을 지지하기도 하지만 종합부동산세가 높아질 경우 야당에 결집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반면 무주택자는 집값이 오르면 주거 사다리가 끊겼다는 상실감으로 여당을 심판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대별 이해관계도 뚜렷해 선거 구도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동했다.

20~30대는 내 집 마련 가능성과 전월세 등에 민감하다. 40~50대는 자산 유지와 증여세 등 자산 보호에 필요한 정책에 반응한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고정 수입이 줄어 세제 부담에 민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문재인정부는 집값 급등으로 수도권 민심을 잃으면서 보수 정당에 정권을 뺏기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력 때문에 부동산 대책이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부동산 이슈는 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청년 등 모든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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