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현장 리포트

미니애폴리스 총격이 드러낸 미국 정치의 균열

2026-02-03 13:00:07 게재

미니애폴리스에서 37세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가 국경순찰대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사건 직후 밀러 백악관 정책 부비서실장과 노엠 국토안보부 장관은 프레티를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들고 제압된 채 사살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밀러는 초기 판단이 현장 보고에 근거한 것이었다고 해명하며, 연방 요원들의 절차 위반 가능성을 인정했다.

지난달 초 트럼프는 미니애폴리스에 군대를 파견하기 위해 반란법 발동을 검토하며 “심판과 보복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며 월츠 미네소타 주지사와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을 쓸모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인사들까지 프레티의 사망에 항의하고, 노엠 장관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트럼프는 대규모 추방 공약을 지지하는 핵심 지지층과, 연방 요원의 강경 작전으로 미국인 시위대 두 명이 사망한 이후 정부의 공격적 접근에 분노하는 시위대 사이에서 위태로운 균형을 강요받고 있다. 이 딜레마는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민 전략 조정의 범위와 속도를 둘러싼 이견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트럼프는 “조금 긴장을 완화하고 싶다”고 밝혔고, 월츠 주지사와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인적 조정으로 이어져, 대통령은 미네소타 작전에서 노엠 장관을 배제하고 호먼에게 현장 책임을 맡겼다.

이에 대해 스티브 배넌과 찰리 커크 등 MAGA 진영 핵심 인사들은 “명백한 배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미네소타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연방 요원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지역 사회의 긴장이 누그러졌다며 이를 환영했다.

흔들리는 미국 연방주의

미네소타에서 미국 연방 시스템이 균열을 보이고 있다. 헌법이 연방 정부에 위임하지 않은 권한을 주나 국민에게 유보한다는 10차 수정헌법의 원칙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주나 지방 차원의 법 집행기관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해 책임 요구가 제기되면, 연방 정부가 개입해 정의와 질서를 회복하는 구도가 반복돼 왔다. 그러나 이달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에 의해 굿과 프레티가 사망한 사건은 이 구도를 뒤집었다. 가해자가 연방 요원으로 지목되면서, 누가 사건을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것인지를 둘러싼 갈등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간의 심각한 권력 충돌로 번지고 있다.

미네소타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주의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프레티 사망 사건과 관련한 소송은 증거 접근권을 요구하지만, 연방 정부는 주 수사기관의 참여를 차단한 채 제한적인 내부 조사만 허용하고 있다. 주 당국은 독립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실상 아무도 책임을 묻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노엠 장관은 영상이 공개된 이후에도 희생자가 연방 요원들을 공격했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으며 치명적 무력 사용을 정당화했다. 트럼프는 통상적 관행과 달리 이해충돌 우려를 외면한 채 사건 당사 기관인 국토안보부에 수사를 맡기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요구했다. 이후 블랜치 법무차관은 FBI가 표준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주·지방 당국을 배제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총격을 가한 연방 요원의 신원조차 공개되지 않았으며, 당국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명분 아래 핵심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미네소타는 이러한 조치가 10차 수정헌법에 구현된 연방주의의 핵심 원칙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주는 자체 형법을 조사·집행할 중대한 주권적 이익을 가지며, 연방 이민 단속의 급증 역시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10차 수정헌법은 연방 정부에 적고 명확한 권한만을 부여하고,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에 관한 광범위한 권한은 주에 남겨두었다. 하지만 연방법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헌법의 최고조항이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대법원은 연방법이 주 법률과 충돌할 경우 우선한다고 판결했다.

연방 수사는 과거 주 정부의 실패를 보완하며 법 집행기관의 치명적 무력 사용 사건에 개입해 왔다. 기소 기준이 높아 상당수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되기도 했지만 이러한 수사는 최소한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해 왔다. 이번 사건의 결정적 차이는 가해자가 주나 지방 경찰이 아니라 연방 요원이라는 점이다. 주 수사기관은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연방 정부의 비협조 속에서 그 약속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프레티 사망 사건은 미국의 총기 권리 논쟁을 혼란에 빠뜨렸다. 총격 이후 보수파와 진보주의자들이 총기 권리 논쟁을 바꿨다. 일부 총기 권리 지지자들은 프레티가 권총집에 총을 소지한 것이 폭력적 의도를 보여준다는 이유로 그의 살해를 정당화하고, 총기 규제 지지자들은 그 관련성을 무시한다.

이 사건은 연방 요원들의 이민 단속을 둘러싼 갈등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치 전반을 휩쓴 극심한 분열을 그대로 드러낸다. 프레티는 당시 무장 해제된 상태에서 총격을 당했다. 그럼에도 총기 권리를 강하게 옹호해 온 보수 진영 인사들은, 그가 총을 소지했다는 사실 자체를 그의 사망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노엠 장관은 “평화로운 시위자는 표지판 대신 총과 탄약을 들 들고 오지 않는다”며 “무기를 들고 법 집행관을 공격하면 그것은 폭력적인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멀린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완전히 장전된 권총과 여분의 탄창을 지닌 정신 이상자가 대규모 피해를 입히려다 사살됐다”며 민주당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러한 주장은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해 온 기존 보수 진영의 논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2020년 시카고 출신의 보수적인 17세 소년 카일 리튼하우스는 위스콘신에서 열린 인종 정의 시위에 AR-15를 들고 가 두 명을 사망시켰다. 그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며 많은 보수주의자들의 영웅이 되었고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총기 규제 지지자들을 포함한 진보 진영은 프레티가 합법적으로 무기를 소유한 것이 시위의 평화적 목적과 무관하며 연방 요원에 의해 살해된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형법·총기 규제 전문가인 스피처 명예교수는 이번 사건이 “무장한 사회가 더 안전하다”는 수정헌법 2조 논리의 모순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법원이 총기 소지 권리를 인정했음에도, 연방 정부에 맞서 무기를 든 시민의 행위가 법적으로 정당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폭군 정부에 맞서기 위해 총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 순간 이미 법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것은 슬로건과 이념이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또 다른 사례다”라고 스피처는 말했다.

수정헌법 2조 활동가들조차 프레티의 총기 소지를 사망 정당화의 근거로 삼는 데 불편함을 표했다. 캘리포니아 연방 보조 검사가 “총을 들고 법 집행관에게 접근하면 사살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발언하자 전국소총협회(NRA)마저 강하게 반격했다. NRA는 철저한 조사 이전에 법을 준수하는 시민을 악마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방 권력의 위협 견제할 장치는 무엇

미네소타 총기 소유자 협회 또한 독립적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프레티가 경찰관을 해치려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평화적인 시위 과정에서 합법적으로 무기를 소지할 권리는 보호돼야 하며, 단순한 총기 소지 자체로 시민의 권리를 무효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니애폴리스 총격 사건은 단순한 법 집행 논란을 넘어, 연방주의, 시민권, 총기 권리가 얽힌 미국 정치의 깊은 균열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이제 하나로 귀결된다. 시민을 보호해야 할 연방 권력이 위협이 될 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미네소타가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있다.

서민원 CA 변호사·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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