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벤처 공모전

관광벤처 성장 중…생존율 일반창업 웃돌아

2025-02-27 13:00:03 게재

15년간 기업 1525개 발굴, 5년차 생존율 72.9% 기록 … 벤처기업법 지위 획득 필요

관광벤처사업 공모가 올해로 제16회를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관광 분야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혁신적인 창업 주제를 가진 예비창업자 및 창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정된 벤처기업에는 사업화 자금 최대 1억원 및 전문상담 등을 지원한다.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의 성과 및 보완점을 살펴본다.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은 전통적 관광산업과 차별화된 혁신적이며 창의적인 관광사업 주제를 보유한 기업의 성장과 도약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관광 인공지능(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혁신 관광 기술(트래블테크)을 선도해 관광산업에 미래 기술 도입을 촉진한다.

2025년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은 △예비관광벤처(예비 창업자) △초기관광벤처(업력 3년 이내) △성장관광벤처(업력 7년 이내)로 나눠 지원하게 된다. 사업화 자금 기업별 평균 5500만원을 지원하며 별도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7일 신학승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생태계로 구성된 관광산업에서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은 혁신적 서비스 및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초기 관광사업체에 큰 도움을 주는 제도”라면서 “지난 15년 동안 한국 관광산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많은 관광창업자를 배출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2024년 9월 관광기업 이음주간 행사에 참석한 관광벤처기업과 관광 유관기관 관계자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우수기업 성공사례 주목 =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2025년 140개 발굴 예정을 포함해 1525개의 관광벤처를 발굴했다. 2011년 10개로 시작한 관광벤처 발굴은 차츰 증가해 2021년부터는 해마다 140개 관광벤처를 발굴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투입 예산은 884억4900만원에 이른다. 예산은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2011년엔 35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2012년엔 43억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 97억1400만원에 이어 2025년 112억1400만원을 투입한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창업부터 해외 진출까지 지원한 스테이폴리오가 있다. 스테이폴리오는 공간 소개 서비스로 관광벤처 기업, 관광 크라우드 펀딩 우수기업을 거쳐 싱가포르와 도쿄 해외관광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하는 등 국내 대표적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4년 우수 관광벤처’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한 기업들을 보면,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관광 영역을 창출하고 있다. 주식회사 디벨로펀은 지역 브랜딩 및 상권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 문화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기업이다. 지역의 고유자원을 새롭게 브랜딩하고 민간 주도 축제를 여는 등의 방식으로 창원 원도심 개발, 마산 수산시장 개발 등을 진행하며 성장하고 있다. 2024년 22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했으며 15억원을 투자유치했다.

이 외에도 △여행업계 디지털 전환 기반 구축을 위한 B2B 플랫폼 ‘어딩’ △AI 기반 호텔객실 내 지능형 주문 B2B 솔루션 ‘똑똑’을 운영하는 ‘에이디오트’ 등이 성장하는 관광벤처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원 성과 두드러져 = 지원에 힘입어 정량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관광벤처기업의 총 매출은 1515억원이다. 2021년 908억7000만원, 2022년 866억4000만원, 2023년 1790억원 등을 기록했다. 투자유치 실적도 나타나고 있다. 2024년 총 투자유치는 264억8000만원이다. 2021년 485억8000만원, 2022년 364억9000만원, 2023년 368억60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투자유치실적의 경우 2024년이 2023년에 비해 다소 저조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경기 불황에 따른 대기업 등의 투자지원 감소와 2024년 말 12.3 내란사태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일자리창출과 관련해 2024년엔 566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21년 501명, 2022년 537명, 2023년 555명에 이른다.

창업한 기업이 폐업하지 않고 남아있는지를 살펴보는 생존율은 일반창업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관광벤처기업의 경우 생존율은 1년차(2023년 선정)가 99.2%, 2년차(2022년 선정)가 88.9%, 3년차(2021년 선정)가 80.5%로 나타났다. 이 외 4년차(2020년 선정)가 79.0%, 5년차(2019년 선정)가 72.9%의 생존율을 보였다. 일반창업기업의 경우 1년차(2023년 선정)가 64.9%, 2년차(2022년 선정)가 53.6%, 3년차(2021년 선정)가 46.9%로 나타났다. 이 외 4년차(2020년 선정)가 40.9%, 5년차(2019년 선정)가 34.7%의 생존율을 보였다.

강종순 관광공사 관광기업창업팀 팀장은 “관광벤처들은 혁신적 발상을 기반으로 국내외 관광시장에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면서 “대내외적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벤처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적지위 고도화 과제로 = 관광벤처기업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벤처기업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규정된 일정 요건을 갖추고 기술의 혁신성과 사업의 성장성이 우수한 기업을 벤처기업으로 발굴하고 지원해 주는 벤처확인제도를 두고 있다. 벤처확인제도를 통해 벤처기업의 법적 지위를 획득한 기업들은 세제 금융 인력 등 정책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관광벤처기업들은 통상적 벤처기업들의 정책 수혜 기대범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신 교수는 “관광벤처기업이 일반 벤처기업의 법적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서 관광벤처 지원제도의 공신력과 매력이 떨어지고 관광벤처기업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제도나 타 부처의 관련제도를 통해 성장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 “관광벤처지원제도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관광벤처의 법적지위를 보장하는 동시에 타 부처의 벤처지원제도와 차별화될 수 있는 관광벤처지원제도만의 특성화가 필요하며 더욱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수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관광벤처기업이 벤처기업으로 등록하고자 하는 경우 지원 가능한 영역을 분석해 관광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정책적 혜택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 팀장은 “불확실성이 많은 관광산업 분야 창업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수 있고 실제로 팬데믹 기간 중 폐업을 하게 된 사례도 있다”면서 “관광벤처기업 대상으로 범정부적인 지원과 규제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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