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노인성 변비, 장운동 활성화로 관리

2025-03-10 13:00:01 게재

노년기에 증가하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는 변비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배변은 일종의 습관이기 때문에 개인차가 크다. 정상적인 건강인 중에서는 2~3일에 한번씩 배변하기도 하고 하루에 2~3번 배변하는 사람도 있다.

변비에 대한 의학적 판단으로는 일주일에 3회 미만으로 배변 횟수가 줄어들거나 변이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아 있다든지 불편감이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그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변비라고 본다.

파킨슨병이 발병하기 한참 전부터 변비가 미리 발생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이 분들에게 변비가 자주 발생하는 것일까? 파킨슨병의 전신 근육에 힘이 없어지는 증상과 관련이 있다. 안면 근육에 힘이 없어지면서 무표정해지고 또 인체의 코어근육에 힘이 없어지면서 특유의 구부정한 자세도 만들어진다. 우리 내장도 다 근육이다. 내장 근육이 힘이 없어져 음식물을 밀어내는 능력이 약화되면 장내 분변이 오래 머물게 돼 변비 성향을 가지게 된다.

간혹 환자들 중에서는 2~3일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배변하기 때문에 변비가 없다고 대답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 중에서는 복부 엑스레이 영상이나 복진을 통해서 변비가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24~48시간 안에 배설하게 되는데 음식물이 3~4일 이상 장에 머물렀다가 나가면 그것도 변비성향이 생긴 것이다.

간혹 대변이 동글동글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대체로 음식물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변이 동글동글해지는 경향이 있다. 염소똥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것도 개인차이가 큰 편이다.

물 많이 마시는 것 만으로도 도움

한의학에서는 장조변비(腸燥便秘)라는 용어가 있다. 장이 건조해서 변비가 생긴다, 장에 진액이 부족해서 변비가 된다는 뜻이다. 주로 노인성 변비에서 관찰되는 것이다. 파킨슨병에 따라오는 변비도 여기에 속한다.

변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서 다이어트로 음식을 잘 먹지 않고 생기는 변비가 있다. 음식의 절대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장에서 변의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되고 이런 생활이 이어지면 변비가 된다. 그리고 중고생 중에는 학업 스트레스로 생기는 변비가 있다.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법 역시 조금씩 달라진다. 약을 복용하는 것 외에 변비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변비 성향이 있는 분들 중에서는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만으로도 변비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남녀를 떠나서 야간소변이 잦아지는 경우가 흔하다. 그것 때문에 물을 일부러 마시지 않는 분들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로 오전 시간과 한낮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저녁 6~7시 이후로는 물을 덜 마시는 것이 야간 빈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노년 여성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물을 적게 마시면 요도염 방광염이 생겨서 빈뇨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지만 낮에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오히려 빈뇨 증상을 줄여줄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유하더라도 맹물을 일부러 마시는 것 자체가 싫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보리차나 결명자차를 마신다든지, 녹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둘째, 충분히 걷는 것이다. 우리의 내장은 걷는 행동만으로도 자극이 되어 장운동이 활발해진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걷는 것은 더욱 좋다. 활발한 운동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탁구나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변비가 확실히 적은데, 이처럼 운동량이 많고 활동량이 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장 건강에도 역시 좋다.

걷기나 스트레스 줄이기 등 생활관리가 중요

셋째,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이로 인해 장운동이 영향을 받게 되는데 변비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배변에 영향을 주게 된다. 넷째, 식생활을 조절하는 것이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요구르트를 지속적으로 먹는 것도 괜찮다.

생활 관리를 통해서 변비를 해결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며칠 동안 음식을 건강하게 바꾸고 운동을 했는데 바로 변비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생활관리가 안되는 상황에서 약에만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건강은 잘 먹는 것보다 잘 배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장인수 우석대 한방병원 교수 한방내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