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위해 기부·봉사한 주민 ‘특별 예우’
도봉구 120명에 구청장 표창
‘전자 명예의전당’에 홍보계획
“얼마 안돼요. 설마다 회원들이 떡국떡을 팔아요. 장사하자는 게 아니라 다들 즐거운 마음에 함께 하는 거예요. 거기다 조금씩 보탰죠.”
서울 도봉구 쌍문2동 새마을부녀회는 매년 100여만원 현금을 만들어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경로당 이용자에게 떡국 대접을 하는 등 동네 봉사활동에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부녀회 명의 외에 개인 기부를 더했다는 정영덕 부회장은 “무거운 거 들고 추위에 배달을 하다 양쪽 어깨가 아파서 물리치료를 받았다”면서도 “발로 뛰니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12일 도봉구에 따르면 구는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봉사한 주민들에 특별한 예우를 한다. 쌍문2동 새마을부녀회처럼 정기후원을 하거나 따뜻한 겨울나기 모금에 동참한 이들이다. 민간 복지 거점기관이나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한 봉사자, 어려운 이웃 발굴·지원 등을 통해 취약계층 복지 증진에 기여한 주민까지 모두 포괄한다. 구는 지난달 26일을 ‘2025년 희망나눔 후원자의 날’로 정하고 120명에 구청장 표창을 수여했는가 하면 기부자 예우와 소통을 위한 다과회를 열었다.
도봉구는 앞서 지난 2023년과 2024년에도 ‘후원의 날’을 정해 따뜻한 겨울나기 홍보대사를 위촉하고 유공자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당시 수상자가 각각 25명과 1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규모가 역대급이다. 그만큼 예우를 하겠다는 의미다.
기부문화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 위해 솔선한다는 점에서 수상자들 사연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가운데 ‘큰 손’은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이다. 매년 1000만~1500만원을 선뜻 보탠다. 민간 복지거점기관 3곳은 홀몸노인 207명에게 매주 한차례 반찬을 배달한다. 지역 장애인협회와 청소년시설에 쌀과 라면 냉방기기 등을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마을금고도 있다. 황이선 새마을 도봉구지회 회장은 “지난해 300만원을 기부했는데 올해는 600만원을 했다”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해서 각종 행사에 음식을 준비하고 헌 옷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이웃을 위해 보탠 성금과 물품은 각 동주민센터와 사회복지시설을 통해 상대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취약계층에 전달된다. 긴급 위기가구를 위한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와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을 위한 냉·난방비,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학원 연계 사업 등에도 쓰인다. 오언석 구청장은 “올해는 여느 때보다 경제가 어려워 걱정이 많았는데 주민들 덕분에 어렵지 않게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기부금을 내고 십수년간 지역을 위해 봉사한 여러분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기부와 봉사를 ‘당연한 일’로 생각해온 주민들이지만 표창장과 다과가 곁들여진 소통의 장이 마련된 데는 반색했다. 120명 중 84명이 현장에서 표창장을 받고 오언석 구청장과 소통하는 자리를 즐겼다. 김창현 도봉새마을금고 이사장은 “4만명 이상 회원들이 만들어준 영업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해마다 봉사를 하는데 이렇게 알아주니 감사하다”며 “구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먼저 나서고 매년 지원 규모를 키워가겠다”고 약속했다. 황이선 회장도 “이런 자리에 초대된 건 처음”이라며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구는 표창장 수여와 소통 다과회에 그치지 않고 구청 1층에 있는 명예의전당을 전자식으로 개선해 주민들 뜻을 더 널리 알릴 계획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소외된 이웃을 위하는 후원자·봉사자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사랑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