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표심 잡아라…대학 찾는 여당주자들
경쟁적으로 대학 특강
세대포위론 재연 주목
여권 차기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대구시 경북대학교를 찾아 ‘청년 토크쇼’를 열었다. 한 전 대표는 한 학생으로부터 ‘보수의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나라와 공동체를 생각하는 책임감”이라며 “단적으로 우리 진영이 배출한 대통령이 계엄했을 때 단기적(으로 겪을) 어려움을 알면서도 막는 책임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북대 앞에서는 한 전 대표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충돌하는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경북 경산시 영남대를 찾아 ‘정치를 바꿔라 미래를 바꿔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유 전 의원은 특강 뒤 “정치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좋은 정치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얘기하고 학생들과 대화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차기주자들의 대학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9일에는 인천대를 찾아 ‘민주를 넘어 공화로, 헌법과 정치’를 주제로 강의한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에는 연세대에서 ‘엔비디아, 딥시크, 삼성전자 : 정치가 미래를 결정한다’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뒤질세라 대학으로 출동한다. 오 서울시장은 19일 숭실대에서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초청 특강에 참석한다. 오 서울시장은 ‘왜 다시 성장인가 :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홍 대구시장은 18일 SNS를 통해 “내일 서울대에서 시대정신론을 주제로 특강을 한다”며 “이 땅의 청년들이 혼란한 시국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볼 좋은 기회라고 본다. 집단 광기에 휩싸인 대한민국에서 내일의 토론이 냉철한 이성의 만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2일 대구 경북대를 찾았다. 안 의원은 SNS를 통해 “경북대 학생들을 만나 격동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도약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다”고 전했다.
여당 차기주자들의 잇단 대학 방문은 20대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 읽힌다. 여권에서는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세대포위론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2030대와 60대 이상의 지지를 얻어 야당 지지성향이 강한 4050대를 포위한다는 전략이었다. 조기 대선에서 여당후보가 이기려면 무조건 20대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고민인 것이다.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20대 남성에서 58.7%를 얻어 이재명 후보(36.3%)를 압도하면서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KBS MBC 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기준)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