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보석 석방, 검찰수사 변수될까

2025-04-10 13:00:03 게재

유력 정치인 겨냥 폭로, 대선 정국 파장 커질 수도

증거 상당 확보, 윤석열 부부 등 수사 영향은 미미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구속수사를 받아온 명태균씨가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검찰 수사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구속 중에도 변호인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왔던 그가 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면서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을 모은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씨는 전날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명씨의 보석을 허가함에 따라 석방됐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석신청도 인용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경과에 비추어 볼 때 구속기간 만료 내에 공판 종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측면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15일 구속된 지 약 5개월 만에 풀려났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2023년 11월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명씨에게는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과 함께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 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배 모씨, 이 모씨로부터 공천 추천과 관련해 2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통해 국민의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원자로부터 33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구속 중에도 변호인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왔다. 그는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하도록 김건희 여사가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10 총선과정에서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김상민 전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명씨는 또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와 컨설팅을 통해 오 시장의 당선에 기여했고,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고했다고도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과의 유착 정황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다.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측근들까지 조사를 마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오 시장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막바지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명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고,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적도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석방된 명씨가 공천개입과 불법여론조사,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등과 관련해 더 적극적으로 폭로와 주장을 이어가면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과도한 장외 폭로와 주장이 현재 진행 중인 자신의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명씨가 자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명씨는 보석 석방된 후 SNS에 “제 처와 여식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신 선배님들 후배님들 친구들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맙다”며 지인들에 대한 인사글만 올렸다.

검찰은 명씨의 석방이 진행 중인 수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명씨에 대한 수사가 상당부분 이뤄졌고 필요한 증거자료는 대부분 확보했다”며 “명씨가 풀려났다고 해서 수사에 장애가 되거나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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